마들가리

by 별하구름








마들가리: 나무의 가지가 없는 줄기.

해어진 옷의 솔기.




봄이라 무작정 밖으로 나가보았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노을이 지고 있었고

거리엔 가지치기를 했는지

아니면 세월의 흔적인지,

‘마들가리’만 있는 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무의 줄기는

가지를 치고 잎이 돋아나게 하는 부분이다

가지치기를 하는 이유는

더 풍성한 꽃을 피워내고

더 좋은 열매를 얻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 과정에서 나무줄기의 희생과 아픔은

누구도 묻지 않는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


이렇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줄기에서

왜 엄마의 모습이 보인 걸까


자식은 그저 좋은 음식만 먹이고

좋은 옷만 입히면서

본인은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는지

다 낡고 해진 옷의

‘마들가리’만 눈에 띌 뿐이다




그런 ‘마들가리’만 남아 빈약해진 나무에서,

애지중지하던 자식들이

제 살길 찾아 떠나고 난 후

홀로 쓸쓸히 남아있는 엄마가 그려진다


그럼에도 미소를 짓고 있는 듯한 나무는

괜스레 슬퍼 보인다

그 미소 속에서

나의 가장 사랑스러운 그녀는,




‘엄마는 너만 좋으면 돼

그걸로 된 거야.

엄마는 괜찮아.’


하고

말해주는 것 같아

마음이 저려온다




엄마의 품과

엄마의 향이


유난히도 그리워지는


봄의 어느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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