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차장 Oct 12. 2022

#4 갈증을 해소하는 방법

운동과 보리차 part 1

하루 물 권장 섭취량 = 체중 x 0.03(L)  

누구나 물을 마셔야 살 수 있다.

하루 마셔야 하는 권장량을 권고하고 있지만 2L에 가까운 물을 하루 안에 다 마시기란 쉽지가 않다.


 나 역시 물을 적게 마시는 편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 또는 집에 있고, 과격한 작업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물을 마실 일이 별로 없다. 그래도 생각날 때마다 물을 떠놓는 편이다. 차가운 물은 정말 더울 때 아니면 잘 먹지 않는다. 몸에 열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6~70도의 따뜻한 물을 먹는 편인데 맹물은 좀 비린 맛이 난다.


 물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을 때가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계속 받았다. 그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도 많이 했다. 사람들도 만나보고, 혼자 여행도 가보고, 클럽 음악에 빠진 적도 있었다. 갈증이다. 아무리 채우고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밑 빠진 독처럼 항상 부족함을 느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한 동안은 가족들을 위해 살았다. 가족들하고만 시간을 보냈다. 첫째, 둘째가 태어나고 몇 년 동안은 육아 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와이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와이프가 아파트 단지 내에서 소모임을 만들었다는 얘기를 했다.


"무슨 모임인데?"

"그냥 육아 정보 나누고 그런 모임이야"

"아 그래?"


 와이프도 사람이 고팠던 걸까. 시간 되는 사람들끼리 모여 간단히 편맥을 즐기고는 했는데 점점 모임 사람들을 만나는 횟수가 많아졌다. 새삼 와이프의 행동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파트에서 사람들 마주치는 것도 꺼려하던 나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어쨌든 와이프 덕분에 나도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다. 여러 가족들과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보도 공유하고 취미생활도 같이 즐기게 됐다.


저녁에 시간 되시는 분들 같이 운동합시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 자주 만나던 가족 중 한 친구가 운동 제안을 했다. 날씨도 좋으니 남자들끼리 저녁에 만나서 자전거를 타자고 했다. 그땐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얼마 후 몇몇 멤버들과 자전거를 구매했다. 전부터 운동을 해야지 해야지 하다가 포기하기도 했기 때문에 자전거라도 열심히 타보자는 결심을 했다.


 자전거를 탈 줄은 알았지만 장거리 라이딩을 하기엔 아직 초보라서 초반에는 잘 타는 친구를 따라서 가볍게 동네를 돌았다. 집에서 한강까지 거리가 대략 10킬로미터쯤 되는데 한 번은 중간도 못 가서 퍼지고 말았다. 목표는 한강이었다. 차츰 페이스 조절도 하게 되고 발 구름도 일정해졌다. 뭐든지 꾸준히 하면 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웬만하면 일주일에 세 번 이상 타려고 노력했다.


 마침내 한강까지 가기로 한 날이었다.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맞닿는 그런 날이었다. 여느 때처럼 중간쯤에서 휴식을 위해 다른 멤버들과 멈춰 섰다.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처음부터 없던 건지 달리다 중간에 떨어뜨렸는지 모르겠지만 물통이 있어야 할 자리에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허탈했다. 갈증마저 느껴지기 시작했다. 평소에 잘 마시지도 않던 물이 그날따라 절실해졌다. 이렇게 된 이상 한강 매점까지 열심히 달리는 수밖엔 없었다.


 하천변에 들어서니 맞바람이 심해졌다. 갈증이 몸의 피로도를 끌어올렸다. 한강에 거의 도착했을 땐 이미 온몸이 땀으로 젖어있었다. 도로는 계속 같은 길을 반복해서 달리는 듯 한강이 아직도 멀게만 느껴졌다. 한강변에 닿았을 때 다른 멤버에 의해 휴식이 이루어졌다. 자전거도 내팽개칠 만큼 나도 지쳐있는 상태였다. 그때 한 멤버가 내게 물통을 건네주었다. 내게 물이 없다는 사실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한 번은 거절할 수도 있었지만 손은 물통을 향했다. 한 모금 두 모금 그저 물이라는 사실에 무심코 마셨는데 마시면 마실 수록 너무나 익숙한 고소한 맛이 났다. 그 멤버는 집에서 보리차를 챙겨 온 듯했다. 보리차로 인해 순간 갈증이 체기 내려가듯 확 내려갔다. 너무 많이 마셨나 싶어 눈치를 보는데 물통을 건네 준 멤버가 말했다.


"운동할 땐 보리차가 좋아요!"


 처음 알았다. 평소에 운동을 좋아하고 운동에 관련된 일을 하는 친구였기 때문에 바로 믿음이 갔다. 앞으로 운동할 땐 보리차만 먹으리라. 요즘은 편의점에서도 보틀 형태로 많이 팔기 때문에 구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마신 그 보리차는 옛날에 집에서 자주 먹었던 주전자에 넣고 끓인 것 같은 깊은 맛이 났다. 정말 맛있었다. 어느 정도 갈증이 해소된 후에야 한강의 경치가 눈에 들어왔다. 더 달릴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우리는 무리하지 않고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맞바람이 돌아가는 길에는 순풍으로 바뀌어 달리는 게 한층 가벼워졌다. 라이딩이 끝난 뒤에도 여운이 길게 남았다. 몸도 마음도 무언가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볶은 겉보리, 출처 : 위키백과

 보리차는 볶은 겉보리를 끓는 물에 넣고 10분 정도 우려내어 먹는다. 물 대신 가장 많이 마시는 차로 1년 내내 먹기도 괜찮고 맹물의 비린 맛이 싫은 사람들이 먹기 좋다. 카페인, 탄닌, 콜레스테롤이 없기 때문에 단점이 거의 없지만 보리 자체가 찬 기운을 가지고 있어, 몸이 찬 사람은 적당히 마시는 것이 좋다. 의외로 이탈리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커피 대용으로 보리차 비슷한 것을 마신다.




  2리터의 물을 마시기 위해선 운동도 필요하고 물 대신 마실 수 있는 대안도 필요하다.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목표를 이루지도, 갈증을 채우지도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때로는 갈증을 해소하는 데 익숙한 것이 최고다. 간단히 효능을 적으며 마무리.


활성산소 제거 효과(노화 방지)

장 건강 개선

다이어트 효과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빈혈 예방 효과





이전 03화 #3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만난 인생 차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