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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정윤 Jun 06. 2020

인터폰 무시하고 뛰는 윗집

그만 제발 벗어나고 싶다.

오후 9시가 훨씬 넘었는데도 이 방 저 방 가리지 않고 뛰어서 경비실을 통해 연락드렸다. 어차피 말해도 바뀌는 건 없을 거지만 너무 심하다, 싶었다. 인터폰 신호음이 길게 울렸다. 끊으려는 찰나 인터폰이 연결됐다. 오전부터 너무 뛴다고, 나갔다 와서도 너무 뛴다고 했더니 위층에 말해봤냐고 물어보셨다. 말씀드려봤다고 했다. 층간소음이웃센터를 통해 말해보라고 하시면서 오늘은 전달해주겠다고 하셨다. 그렇게 인터폰이 끊겼는데도 뛰는 소리는 변함없었다. 더 쿵쾅거리면 쿵쾅거렸지. 5분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경비실에 인터폰을 넣었다.


방금 뛰는 소리 때문에 연락드렸었는데요, 위층에 말씀해주셨나요? 물으니 위층이 인터폰을 안 받는단다.


그렇게 인터폰은 끊겼다.


현재 시각 밤 10시 27분.

인터폰은 안 받았지만 층간소음 관련된 인터폰인 걸 알았는지 기분이 상했나 보다. 하긴, 그 시간에 인터폰 울릴 일이 뭐가 있겠으며 안 받았다는 건 일부러 그런 거겠지. 알면서도 받지 않았던 거겠지. 자중은 커녕 지금도 미친 듯이 뛰어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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