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아메리칸 스타일이지!”
뭘 먹고 출근하겠냐고 묻는 아내에게 당연한 듯 대답했다.
“그렇게 매일 빵을 먹어서 어떡해요. 이제 건강 생각도 해야 할 나이가 됐으니 오늘은 밥을 드시고 가세요”
아침마다 빵을 먹는 내가 못마땅한 듯 여느 때처럼 아내의 타박이 들려왔다.
아내 앞에는 밥과 김치, 내 앞에는 빵과 커피. 이것이 우리 집 아침상의 풍경이다.
“몸에도 안 좋은 빵을 그렇게 아침마다 먹어서야 원….”
빵을 즐겨 먹지 않는 아내는 빵을 좋아하는 내가 걱정이라며 아침마다 똑같은 말로 나를 설득했고 나는 설득되지 않았다.
“미국 사람들은 매일 빵만 먹어도 잘살잖아. 상관없어요”
구워진 식빵에 치즈를 바르며 시큰둥하게 얘기했다.
“그 사람들은 그러니 뚱뚱하고 건강도 안 좋죠”
계란 프라이를 건네주면서 영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 아내였다.
나는 빵을 좋아한다. 매일 아침 주로 빵을 먹는다. 식빵에 치즈를 발라서 먹거나 모닝빵에 딸기잼을 발라서 먹는다. 전날 빵을 사다 놓는 것을 잊기라도 한 날이면 냉동실을 뒤적이며 얼려놓은 식빵을 찾는다. 대학생 시절 미국에서 잠시 어학연수를 할 기회가 있었다. 함께 공부하던 한국 학생들은 한국 음식이 그립다며 힘들어했지만 나는 하루 세 끼 햄버거를 먹는 게 너무 맛있고 행복했다. 비록 영어는 서툴렀지만 입맛은 거의 완벽한 아메리칸 스타일이었다.
하루 세 번을 빵만 먹어도 소화가 잘 되었었건만 이제는 조금씩 변화되는 몸을 느낀다. 예전과는 다르게 속이 조금 불편할 때도 생기고 가끔은 따뜻한 국물에 밥을 먹고 싶기도 하다. 세월 앞에 내 몸도 아메리칸 스타일에서 코리안 스타일로 바뀌는 것일까? 건강했던 청춘의 몸이 중년의 몸으로 변하는 것 같아서 조금은 속상함을 느꼈다.
구둣주걱으로 신발을 신으려 몸을 구부린 내 등 뒤로 아내가 작정한 듯 말했다.
“오늘 점심에는 꼭 밥으로 챙겨 드세요.”
한 해 한 해 지나며 남편의 건강을 걱정하는 아내의 말을 마냥 소홀하게 여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오늘 점심에는 따뜻한 국밥을 먹으며 말 잘 듣는 남편이 되어야지 하며 출근길을 나섰다.
그래도 퇴근길에는 빵 한 봉지 사 와야겠다. 내일 아침에 먹어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