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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상절리 Oct 07. 2024

이탈리아 전통 슬러시, 그라니따

최고의 그라니따를 찾아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라니따과일에 설탕, 얼음을 넣고 간 슬러시(빙수)다. 시칠리아에서 유래했지만, 지금은 이탈리아 전역에서 팔고 있다. 이왕이면 원조에서 먹으려고 다른 지역에선 먹지 않고 아껴뒀다. 


그라니따를 진짜 잘하는 곳은 얼음 알갱이의 아삭거림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입자가 치밀하며 거슬림 없이 부드럽다. 시칠리아에선 크림을 추가하거나, 브리오슈를 추가해 찍어먹는게 일반적이다. 


시칠리아 안에서도 카타니아와 메시나 지역이 그라니따로 유명하다고 한다. 사실 시칠리아의 아무 곳이나 들러도 맛있을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팔레르모에선 생각보다 실망스러웠던 곳이 많아, 진또배기를 찾고자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근교인 타오르미나를 다녀오기도 했다. (이만큼 그라니따에 진심이라는 뜻) 


스쳐 지나간, 나와는 맞지 않던 그라니따들.. 



약 스무 개가 넘는 그라니따를 먹었지만, 기억에 남는 건 세 개로 압축된다. 



종류가 많은 곳 
Yoghi 

- V.le Croce Rossa, 177, 90146 Palermo PA

- 후기 수 및 평점: 2,073개 (4.4)


주요 관광지, 도심과 멀어 현지인이 많다. 이름답게 요상한 눈알이 큰 컵 캐릭터가 반겨준다. 


사실 식감은 얼음 알갱이가 사각거리게 씹혀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맛 종류가 많은게 장점이었다. 


레몬, 딸기, 감귤이 들어간 Sicily 맛과 복숭아 맛을 같이 넣어 먹었다. 특히 시칠리 맛이 새콤달콤해 마음에 들었다. 딸기와 시트러스 과일류가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딸기 특유의 새콤한 맛을 시트러스가 아주 잘 서포팅해주는 느낌. 


복숭아는 강렬한 시칠리 맛과 섞여서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아쉽..) 


모든 맛 통틀어 

충격적으로 맛있던 곳

Bam bar 

- Via di Giovanni, 45, 98039 Taormina ME

- 후기 수 및 평점: 7,949개 (4.5)


그라니따 추천 아티클에서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던 Bam Bar. 아침 일찍 갔음에도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다행히 운이 좋아 웨이팅 없이 앉았지만, 내 이후론 줄이 순식간에 길어졌다. 


딸기와 복숭아, 2가지 맛 그라니따에 크림을 추가해 주문했다. 이 맛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한 입 떠 먹었다. 헉-하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것을 넘어, 이벤트 당첨된듯 기분이 솟구치는 강렬한 맛이었다. 


진한 딸기 과즙이 입 안을 사르르 감싸며, 당절임한 (왠지 오동통할 것 같은) 복숭아 본연의 풍미가 두드러진다. 얼음 알갱이 사각이는 것 없이 입안 가득 퍼지는 부드러운 감촉. 


이걸 먹기 위해 쓴 시간도, 돈도, 견딘 추위도 전혀 아깝지 않았다. 


커피맛도 그 즉시 주문. 역시나 이것도 잘한다. 진한 에스프레소를 시원하고 부드러운 크림으로 둔갑시킨 느낌이었다. 풍부한 아라비카의 원두가 잘 느껴졌던 일품 그라니따! 




극강의 피스타치오 

그라니따를 맛볼 수 있는 곳

Bar Alecci

- Via Antonio Gramsci, 62, 95030 Gravina di Catania CT

- 후기 수 및 평점: 2,466개 (4.2)


카타니아 외곽에 있어 1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당도했다. 다 먹고 숙소로 갈 때 버스 정류장을 찾기도 어려웠지만, 버스가 너무 안와 걱정을 많이 하던게 떠오른다. 


그럼에도 오기 잘했다고 생각 들 정도로 피스타치오 그라니따가 제일 맛있었다. 시칠리아 여행을 하며 피스타치오는 젤라또보다 그라니따로 먹어야지 훨씬 맛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라니따로 먹으면 텁텁함이 덜하고 되게 시원하다. 피스타치오가 그라니따를 만났을 때 부드럽게 사르르 녹는 그 텍스쳐가 너무 좋다. 


알렉치의 피스타치오 그라니따는 담백한 피스타치오의 풍미가 처음부터 강하게 코와 입을 자극한다. 쉴새없이 피스타치오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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