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인연을 잘 잃는 법

필연적 슬픔을 맞이해야 할 때.

by 이재림

소중한 인연을 잃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통탄스럽고 슬픈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러나 소중한 인연의 상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서 사람마다 느끼는 그 통탄스러움과 슬픔의 정도는 천차만별이다. 그렇다면 인연의 상실을 가장 '잘' 받아들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내 생각은 초연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슬픔에 잠식되어 식음을 전폐하거나 하루종일 하릴없이 눈물을 흘리는 것보다는, 내 삶은 내 삶대로 보내며 언젠간 맞닥뜨리게 되었을 상황의 필연적 슬픔에 초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그런데, 이 초연함을 위해서는 선행조건이 필요하다. 그 조건은 "갑작스레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되더라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평상시에 그 사람을 대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소중한 인연은 귀중하므로 누구보다 최선의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각자의 삶을 바삐 살아가다 보면 그 소중함을 자주 잊어버리곤 한다. 그러나 이 최선의 대우는 어떤 사람이 소중한 인연, 사람을 잃게 되는 위기에 처했을 때 초연함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근거가 된다. 쉽게 말해, "그 사람은 사라지지만, 그 사람이 사라지기 전까지 나는 최선을 다해 그 사람을 대하였다."는 마인드가 초연함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반대로 그렇게 행동하지 못한 사람은 "그 사람이 사라지기 전 너무 많은 것을 해주지 못했다."는 마인드와 함께 후회와 깊은 고통, 슬픔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인연 상실의 위험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언제든지, 갑작스레 찾아올 수 있으며, 더불어 자연적으로, 필연적으로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위에서 말한 "평상시 항시의 최선의 대우"는 인연 상실의 위험을 대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무엇보다 후회와 아쉬움 없는 작별이 슬픔을 지워주지는 못하더라도 깨끗하고 후련한 작별이 될 것이고, 상실의 슬픔과 고통에 잠식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초연함을 지킬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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