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로 Oct 11. 2022

일상과 이상이 공존하는 도시, 런던

런던의 어느 거리


런던이라는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색은 서울에 비해 다채롭다. 건물을 만드는 데 사용된 벽돌의 색, 그리고 페인트의 색, 담장의 색, 문의 색 등 각 요소별로 다양한 색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바람과, 눈, 비, 그리고 햇빛에 의해 살짝 벗겨진 시간의 흔적이 여행자에겐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Tower Bridge 타워브릿지



런던에는 신축 빌딩들이 드문드문 들어서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고 있다. 문화와 역사를 나타낼 수 있는 건축물들을 잘 보존하되, 필요하다면 조금씩 바꾼다. 사람이 손을 대는 부분은 원래의 것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그친다. 타워 브릿지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여러 차례의 수정을 마치고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세상을 만드는 모든 일이 이렇게만 진행된다면, 문제를 다듬는 과정은 길고 힘겨울 수 있으나, 큰 탈 없이 잘 마무리될 수 있을텐데 말이야. 다만 그것이 어려운 이유는, 문제를 깨닫기 이전에 본연의 가치와 목적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고, 문제의 해결이 자신을 잃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겠지. 마치 매거진 B 의 한 문단처럼.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타성에 젖어 옛것만 고집한다면 그 브랜드는 응당 사멸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변화란 결국 브랜드가 처음 빚어 놓은 큰 그릇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만약 카멜레온처럼 환경과 상황에 맞춰 수년을 주기로 바뀌는 철학이 있다면, 그것은 그저 당장의 생존을 위한 단기 전략일 뿐이며 쉽게 쓰고 버려지는 광고 슬로건에 불과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는 해당 브랜드 철학의 부재를 역설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 <매거진 B : MUJI> 중 발췌


Tate Modern 테이트모던


고층 빌딩이 드문 런던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보다 건물이 모여 이룬 수평선과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것이 훨씬 더 매혹적이다. 전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높이에서 보았을 때 비로소 런던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담을 수 있다. 결국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높이라는 것도 매우 상대적이라는 거지.  



어디에 있든 간에,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높이를 부지런히 찾을 것. 그럼 내 눈에 담긴 아름다운 풍경이 내 삶에 또 다른 우연과 필연을 가지고 올테니



Bye London, See you again


순간순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런던 여행의 매듭을 짓고 한결 가뿐한 마음으로 기차에 올랐다. 여행자 또는 이방인이라는 단어로 정의되는 나의 존재가, 그리고 런던이라는 도시가 나에게 선사한 최고의 축복이 풍경과 함께 눈앞에서 사라져간다.



나는 당신들의 하루로 채워진 런던의 일상을 두 눈 가득 담고 다음 목적지로 떠납니다. 당신이 무심코 흘려보내는 일상은 나에게 새로움으로 가득 찬 여행이었고, 그런 나의 하루도 어쩌면 당신이 갈망하던 일상의 한 부분일 수도 있겠죠.



모쪼록 당신이 무탈히 자신의 여행을 잘 마무리 하기를 기원합니다. 잘 있어요. 나의 친구, 런던에서 마주친 모든 이방인들이여
이전 08화 옥스퍼드에는 어른들의 꿈이 자란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