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의 모닝 루틴을 만들었다
미라클모닝에 관심은 많지만, 매번 아침 일찍 일어나는 일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상하게도 새벽보다 저녁에 활기가 돌았다. 성공을 향한 욕망을 담아 부지런히 시도했다. 그제야 겨우 몇 번의 성취감을 맛볼 수 있었으나, 그때뿐이었다. 누군가는 하루의 문을 조금 일찍 여는 일 하나로 삶이 바뀌었다는데, 내겐 그런 기적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기상 시간조차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자괴감 비스무리한 것을 맛본 뒤에서야 알게 된 건, 미라클모닝이 한국에 소개될 때 일부 오역이 있었다는 점이다. 미라클모닝은 미라클애프터눈이 될 수도, 미라클이브닝이 될 수도 있었다. 중요한 건 시간이 아닌, 시간을 보내는 태도에 있었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후 나에게는 작은 변화가 생겼다. 생활 패턴과 요일, 하루의 컨디션 등에 근거하여 일상 속 기적의 시간을 찾기 시작했다. 기적의 시간은 가끔 아침이 되기도 했고, 오후가, 그리고 자주 저녁이 되었다.
기적의 시간이 굳이 아침일 필요가 없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닝루틴을 세운다. 하루에 자주 기적의 시간을 만나며 새벽이 가진 장점을 분명히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저녁과는 다르게 아침, 특히 새벽 시간은 인간에게 엄청난 자율성을 부여한다. 일정에 의한 변동성도 거의 없어서 일찍 일어나기만 한다면 온전히 그 시간을 향유할 수 있다.
일찍 일어나기만 한다면 말이다
문제는 이것이다. 일찍 일어나기만 하면 되는데, 그게 쉬우면 남들보다 조금 이른 아침이 성공한 자들의 전리품일 수가 없지 않나?
새벽 시간에 대한 열망은 여전하다. 다만 요즘은 아침이라는 단어 앞에 붙는 수식어를 바꾼 모닝 루틴을 만든다. '남들보다 이른' 아침이 아닌 '나에게 맞는 건강한' 아침. 생활 패턴이 무너지지 않도록 되도록이면 빨리 일어나려고 하지만, 무리하지 않는다. 내게 기적의 시간은 새벽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만든 모닝 루틴은 이러하다. 아침에 일어나 침구를 정리하고, 따뜻한 차를 마시기 위한 물을 끓인다. 물이 끓는 동안 바닥을 청소하고, 물이 다 끓으면 아침에 마실 차 한 잔을 우린다. 어떤 하루를 보내고 싶으냐에 따라 우리는 차의 종류가 달라지는데, 이걸 지켜보는 나름의 재미가 있다. 후에 3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고, 다이어리를 정리하고, 책까지 읽으면 나만의 모닝 루틴은 끝이 난다.
다른 이들의 일상 속에서 탐이 나는 것이 있으면 가끔씩 빌려와 나의 일상에 살포시 적용을 해 본다. 게 중에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며칠, 몇 달을 지속하고, 아닌 게 있으면 다시 되돌려보낸다. 나의 모닝 루틴은 그렇게 채워지고 변화한다.
매일 아침을 맞이하며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그 시기에 내가 중요시 생각하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맹목적인 배움에 관한 일들은 줄었고, 기록에 관한 일은 비약적으로 늘었다. 삶에 있어 기록이 지닌 가치를 조금 더 잘 알게 된 영향일 테다. 그런 삶을 살기 위한 무의식적인 반영일 지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