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왜 지금 '설계'인가?

by jeromeNa


왜 지금 '설계'인가?


ChatGPT 출시 이후 소프트웨어 개발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다. GitHub Copilot, Claude code, Gemini cli, cursor 같은 AI 도구들이 코드 생성을 자동화하면서 개발자의 역할 자체가 재정의되고 있다.


한국의 채용 시장에서 코딩 테스트 위주의 평가 방식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 특히 AI 시대를 맞아 단순 언어 능력보다 시스템 설계, 요구사항 분석, AI 협업 역량이 더 강조되고 있다. 일부 기업들, 특히 스타트업과 중견기업은 코딩 테스트보다 시스템 설계 중심의 면접 평가를 강화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우연이 아니다. AI가 코드를 생성할 수 있게 되면서 개발자의 핵심 가치가 '코드 작성'에서 '문제 정의와 구조 설계'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코딩 중심에서 설계 중심으로


최근 연구들이 이런 변화를 뒷받침한다. AI 도구를 활용한 프로젝트 중 성공률이 높은 경우들의 공통점은 체계적인 초기 설계였다. McKinsey의 2025년 기술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AI 코딩 도구를 도입한 기업들 중 개발 속도는 향상되었지만 프로젝트 성공률 측면에서는 제한적 개선만 보인 경우가 많았다. 그 이유로 '명확하지 않은 요구사항'과 '부실한 초기 설계'가 지목되었다.


AI는 명령을 잘 따르지만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다. 기능은 구현하지만 전체 구조를 고민하지 않는다. 코드는 빠르게 생성하지만 사용자 경험을 고려하지 않는다. 결국 무엇을 만들 것인가, 어떻게 구조화할 것인가,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가에 대한 답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개발자 역할의 진화


업계 전반에서 개발자에게 요구하는 역량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 '코딩 능력' 중심에서 '문제 해결과 설계 능력' 중심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주요 대학들도 이런 변화에 발맞춰 커리큘럼을 개편하고 있다. 프로그래밍 기초 과목 비중을 줄이고 시스템 설계,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과목을 강화하는 추세다.


글로벌 기업들은 개발자 성과 평가 기준을 개편했다. 기존의 '코드 품질'과 '개발 속도' 중심에서 '문제 정의 능력', '설계 품질', 'AI 협업 효과성'을 중심으로 바뀌었다. 일부 기업은 "더 이상 코더를 찾지 않는다.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설계할 수 있는 시스템 사고자를 찾는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생산성의 새로운 정의


AI 도구 활용으로 코드 작성 시간은 단축되었지만, 전체 프로젝트 완료 시간은 팀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인다. 효과적인 팀들의 특징을 보면 프로젝트 시작 전 충분한 요구사항 분석, 명확한 시스템 아키텍처 설계, AI 도구를 설계 검증 용도로 활용, 정기적인 설계 리뷰 프로세스 운영 등이 공통점이다.


과거에는 '단위 시간당 작성한 코드 라인 수'가 생산성의 주요 지표였다면, 이제는 '문제 정의부터 배포까지의 전체 사이클 시간'이 더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GitHub의 개발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개발자의 90% 이상이 AI 코딩 도구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으며, 이들 중 70% 이상이 생산성 향상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현실적인 변화 신호들


실제 개발 현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코딩 부트캠프들이 커리큘럼을 재편하고 있다. 기존의 프로그래밍 언어 집중 교육에서 문제 분석, 시스템 설계, AI 협업 중심 교육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프리랜서 개발자 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단순 코딩 업무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요구사항 분석이나 시스템 아키텍처 설계 업무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클라이언트들이 AI로 생성한 코드의 품질을 검토하거나 전체 시스템을 설계해달라는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


이 연재의 목적


이런 급격한 변화 속에서 많은 개발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기존 코딩 실력의 가치 하락에 대한 불안감, 새로운 AI 도구 활용법에 대한 막막함, 앞으로 개발해야 할 역량에 대한 불확실성.


이 연재는 이런 혼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더라도 가이드나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AI 시대 개발자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을 정의하고, 실무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공할 예정이다.


코딩 중심에서 설계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실전 가이드를 담고, AI 도구들을 단순한 코드 생성기가 아닌 설계 파트너로 활용하는 법을 다룰것이다. 요구사항 분석부터 시스템 아키텍처, UI/UX 설계, API 설계까지 전체 개발 프로세스를 설계 관점에서 재구성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제 그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의 문제다.


코딩의 종말이 아니다. 설계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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