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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전사 훈련장을 떠나며, 유성이 뒤를 돌아봤다. 케일이 여전히 열심히 방패 동작을 연습하고 있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분명 출구 쪽을 향해 연습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반대 방향으로 돌아 있었다. 게다가 점점 훈련장 구석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발터 대장님, 참 열정적이시네요."
"네, 저분은 항상 저래요. 호호. 목소리 크기만큼 열정도 크죠. 다만 술만 마시면 옛날 무용담을 3시간씩 하신다는 게 문제지만요."
마르쿠스가 웃으며 말했다.
"케일이라는 분, 실력이 좋아 보이던데요."
"네, 방패술만큼은 이 마을에서 최고죠. 다만..."
마르쿠스가 웃으며 머리를 긁었다.
"심각한 길치라서 문제예요. 한 번은 자기 집을 못 찾아서 이웃집에서 잔 적도 있다니까요. 길을 찾을 때 지도를 거꾸로 든다는 소문도 있어요. 호호."
"집을 못 찾아요?"
"네. 어제도 훈련장을 찾겠다고 밤새 돌아다녔을 거예요. 그래서 아침 일찍 와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거죠. 한 번 찾은 곳에서 움직이면 다시 못 찾을까 봐. 방패는 항상 왼손에 들고 다니는데, 길은 절대 못 찾더라고요. 호호."
그렇게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도.
"그래도 다들 케일을 좋아해요. 성격이 너무 좋거든요. 위험한 일에는 항상 앞장서고, 동료를 지키는 데는 목숨을 아끼지 않죠."
마르쿠스의 눈가에 주름이 깊어졌다.
"아마 오늘 시험에서 합격하면,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거예요."
두 사람은 길을 걸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일을 시작하고 있었다. 대장간에서는 망치 소리가 울려 퍼지고, 빵집에서는 갓 구운 빵 냄새가 퍼져 나왔다.
마르쿠스가 갑자기 멈춰 섰다.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어디까지 했더라... 우리 어디를 가려고 했죠?"
"...마법 훈련소입니다."
"아, 맞다! 아, 맞아. 실전 훈련 때문에... 어? 실전 훈련이었나?"
마르쿠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자들 만나러 가시는 거였습니다."
"그래, 맞아요! 제자들! 엘리나가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호호, 나이는 못 속이나 봅니다. 엘리나가 알려줬는데 또 까먹었네요."
마르쿠스가 머쓱하게 웃었다.
두 사람은 마법 훈련장을 향해 걸었다. 언덕길을 오르자 시야가 트였다. 마을 전체가 한눈에 들어왔다. 아담하지만 활기찬 마을이었다.
언덕 너머로 다른 종류의 훈련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전사 훈련장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모래 대신 돌바닥이 깔려 있었고, 곳곳에 복잡한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다. 여러 마법 실험 도구들이 정갈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공기 중에도 미세한 다른 흐름이 느껴졌다.
"저기가 마법 훈련장이에요. 제자들이 벌써 와 있을 거예요."
"몇 명 정도 되나요?"
"엘리나 포함해서 5명이에요. 모두 초급에서 중급 정도의 실력이죠. 재능은 있는데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마르쿠스의 눈가에 주름이 깊어졌다. 제자들을 걱정하는 표정이었다.
"특히 실전 경험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오늘 실전 훈련을 계획한 거고요."
마법 훈련장에 가까워지자, 여러 목소리가 들려왔다. 젊은이들의 활기찬 대화 소리였다.
"엘리나, 정말 표적 맞췄다는 게 진짜야?"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헉, 진짜라니까!"
엘리나의 목소리가 한 옥타브 올라갔다.
"당연하지! 어제 완벽하게 성공했다니까!"
"믿기지 않아. 너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절반도 못 맞췄잖아."
다른 여자 목소리가 의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니까 더 대단한 거지! 선생님께서 특별한 방법을 가르쳐주셨나 봐."
또 다른 목소리가 추측했다.
"아니야, 선생님이 아니라 유성 씨라는 분이..."
엘리나가 말하다가 멈췄다.
"유성? 그게 누구야?"
여러 목소리가 동시에 물었다.
"그게... 어... 아무튼 곧 만나게 될 거야!"
엘리나가 얼버무렸다. 손을 비비는 소리가 들렸다.
마르쿠스가 유성을 보며 작게 웃었다.
"벌써 소문이 난 듯하네요. 엘리나가 어제 너무 신나 했나 봅니다. 호호."
"괜찮을까요?"
"걱정 마세요. 엘리나는 의외로 비밀을 잘 지키는 아이예요. 중요한 건 절대 말하지 않을 겁니다."
조용히 지내고 싶었는데, 이미 관심의 대상이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이미 시작된 일이었다.
마르쿠스가 앞장섰다.
유성은 심호흡을 하고 따라갔다.
훈련장 입구에 다다르자, 안에서의 대화 소리가 더 선명하게 들렸다.
"그래서 그 유성이라는 사람이 뭘 했다는 거야?"
"말할 수 없어! 하지만 정말 놀라운 일이야!"
"에이, 짜증나. 말할 거면 제대로 말하든가!"
엘리나가 비밀을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동시에 다른 제자들의 반응이 궁금해졌다. 과연 이들도 마법의 최적화라는 개념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마르쿠스가 훈련장 문을 열었다.
"자, 들어가시죠. 어? 여기가 맞나?"
"...네, 맞는 것 같습니다."
"아, 그래요. 호호. 요즘 깜빡깜빡해서."
두 사람이 마법 훈련장으로 들어서자, 엘리나를 포함한 다섯 명의 젊은 마법사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그들의 시선이 모두 유성에게 집중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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