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눈을 감고 누워 있을 때,
몸은 쉬기 시작하지만 마음은 오히려 분주해진다.
오늘 했던 말과 하지 못한 말,
내일의 가능성과 가능하지 않을 일들,
아무렇지 않아 보였던 표정 하나가 다시 떠오른다.
조용한데 시끄럽고, 멈춰 있는 것 같은데 멈춰 있지 않은 상태. 생각이 많아진다.
이 소란을 만들어내는 뇌 속의 회로가 있다.
바로 DMN(Default Mode Network).
이름은 ‘기본 모드’지만, 뇌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는 아니다.
실제로는 우리가 외부 자극에서 시선을 거두고 내면을 들여다볼 때 가장 활발해진다.
과거로 가고, 미래로 가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장면을 시뮬레이션하는 네트워크다.
DMN은 창의성과 상상력을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걱정과 반추를 키워 우울과 불안을 강화하기도 한다. 생각이 많아지는 만큼 외부 세계에 집중하는 능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DMN의 과활성은 ADHD, 불면증, 우울·불안과 깊이 연결된다.
그렇다면 과활성된 DMN을 조절할 수 있다면 어떨까.
그 연습은 생각보다 이미 우리 곁에 있다.
첫 번째는 명상, 마음챙김이다.
명상은 눈 감고 조용히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실제로 해보면 딴생각하고 있는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생각에서 벗어나는 훈련에 가깝다.
좌선과 호흡명상은 호흡에, 행선과 걷기명상은 발걸음과 발바닥 감각에 집중한다.
DMN을 최대한 덜 사용하고, 지금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에 다시 집중하는 연습이다.
DMN 조절에 당연히 큰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운동이다.
빠르게 뛰거나, 무게를 버티거나 들어올리는 순간
뇌는 자연스럽게 ‘지금 여기’의 움직임에 주의를 가져간다.
이때 DMN은 말 그대로 밀려난다.
움직임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한 주의의 자석이기 때문이다.
운동 중 활성화되는 감각·주의 네트워크가 DMN이 끼어들 틈을 줄여준다.
운동하면 잡생각이 없어지는 느낌은 단순한 기분이 아니다.
DMN이라는 내면의 엔진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
특히 잡념이 많은 사람들은 여러 증상이 함께 변한다.
밤에 DMN이 과열되지 않아 불면이 줄고,
반추가 감소하면서 우울과 불안이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 집중력도 자연스럽게 어느정도 개선될 수도 있다.
사람의 마음은 원래 떠돌아다니는 존재다.
그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떠도는 마음이 우리를 끌고 다니지 않도록
그 흐름을 다스리는 기술을 배울 수는 있다.
DMN은 잘 조절할 수만 있다면,
깊은 잠과 맑은 집중은 물론
창의성과 상싱력을 돕는 소중한 동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