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한 지 약 4일 정도 되었을 때
내가 지내고 있는 곳도 난리가 났다.
이 것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쓰도록 하겠다
어쨌든 나는 또 다른 비행을 갔다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 8시간 정도 되는 비행이었고 우린 약 30분 정도 쉬는 시간이 있었다.
순서를 정해서 돌아가며 쉬는데
부사무장이 쉬는 타임이었다.
나는 나의 쉬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30분을 최대한 꽉꽉 채워 쉬는데
부사무장이 15분 만에 나왔다.
왜 이렇게 일찍 나왔냐는 나의 질문에
부사무장의 답은 "이스라엘이 반격했어"였다.
갑자기 무슨 말인지 싶어 "뭐라고?"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그는 "IFE스크린으로 라이브뉴스를 봤는데 지금 이스라엘이 이란에 반격했어 이거 뉴스 속보야"라고 말했다.
황당한 나는 다른 크루를 불렀고 부사무장은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문제는 우리가 거의 목적지에 다 와갔던 상황이었다.
그 말은 즉 우리가 이란 근처에 있다는 뜻이다.
그 뜻을 알아차린 순간 띵동 하고 콜이 왔다.
캡틴의 콜이었다.
"지금 이스라엘이 반격을 해서 우리는 다른 루트를 찾아서 돌아가야 해 랜딩타임이 늦어질 거야."
그 뒤로 사무장과 부사무장은 따로 간략한 회의를 했다.
그리고 전달받은 사항은 우리가 운이 좋게도 이란 영공에 진입하기 직전이었고 늦지 않게 전달받아서 다른 루트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전쟁 때문에 다른 루트를 찾아서 비행을 하게 되는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며칠 전에도 그랬고.. 하지만 이번에는 뭔가 전쟁이라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하마터면 정말 큰일이 날 수도 있구나
정말 바로 내 옆에서 일어나는 일이 맞는구나
그 때야 경각심과 공포심을 느꼈던 것 같다.
그렇게 비행시간은 늘어났고
사람들은 왜 비행기가 내리지 않냐고 따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라이브뉴스를 틀어주었다.
그렇게 따지고 컴플레인하던 모든 사람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지고
비행기 내부는 고요하다 못해 적막했다.
다행히 안전하게 도착했고
문득 나의 안전과 너의 안전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안전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알게 되는 밤이었다.
이렇게 끝이 나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