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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나(1)

by 구름 Mar 10. 2025

2024년 4월 13일


노르웨이 오슬로로 가는 비행이었다.

평화로운 비행이었고 호텔에 도착해서 시티로 나갔다.


이곳이 북유럽이구나!!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노르웨이는 연어지!'라고 외치며

슈퍼마켓에 들러 연어 한 줄을 사 왔다.

미리 준비한 컵라면과 함께 호텔방에서 연어를 먹을 생각이었다.


기분 좋게 호텔로 다시 돌아가는 중

엄청난 굉음과 함께 폭주족처럼 보이는 오토바이들이 뿌연 연기를 뿜으며 달렸고

도로에는 경찰차들이 엄청나게 서있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 속 큰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있던 사람들..


몰랐다.

그날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폭격을 시작했을 줄은



정말 아무것도 몰랐지만

그래도 그때의 그 거리의 분위기는 제법 삼엄하고 무서웠다.

얼른 호텔로 돌아가서 연어나 먹고 자야지라고 생각하며 돌아갔다.


그다음 날 

조식을 먹는 중에 FO를 마주쳤다.

*FO: First Officer로 부기장을 의미한다.

FO는 나에게 어제 뉴스를 봤냐고 그것 때문에 우리가 돌아가는 비행에 차질이 생길 것 같다고 했다.


나는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고

그는 전쟁이 발발했으며 어제의 우리는 이란의 영공을 지나서 노르웨이로 왔지만

현재 그 일 때문에 돌아갈 땐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제야 이 모든 사실과 어제의 그 거리의 풍경이 맞춰졌다.

현실 같지 않았다.

사실 중동의 문제는 아주 오래전부터 들어오던 거라 더 새로움? 이 없었고

그래서인지 전쟁이 실제로 발발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픽업타임이 돼서

모든 크루들이 다시 호텔로비에 모였을 때도

호텔로비에서 나오는 뉴스에서는 그 일만을 다루고 있었다.

기장 부기장은 새로운 루트를 찾는 것에 대해 그리고 새로운 루트에 대해

회의하기 바빠 보였고 결론적으로 비행시간이 더 많이 늘어났다.

또한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중동으로 가는 것이 무섭다며 스스로 비행기에 탑승하기를 거부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쟁이 발발했고 그래서 비행 루트를 바꿔야 하는구나.

안전하게 돌아갔으면 좋겠다.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사람이 한 치 앞을 보지 못하듯이

나도 내가 그 전쟁터의 한가운데로 가게 될 줄을 몰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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