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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Dec 13. 2019

39화. 우리의 새로운 취미생활

리분동지 신혼(그림) 일기

 결혼을 하고 함께 생활을 하다보면 자꾸만 섭섭한 부분들이 생기는 것은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결혼만 하면 괜찮아진다고 말하던 남편이었지만 결혼 전부터 지독한 바쁨과 체력 저하에 시달리며 함께 있는 시간동안에도 매일 쓰러져 잠들 뿐이었습니다. "신혼 재미 좋아요?"라고 묻는 회사 사람들에게 언제나 "남편이 너무 바빠서 잘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던 현실이 점점 지쳐갈 무렵, 더 이상 이렇게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는 마침내 함께 운동을 다니기로 했습니다. 


복싱 3주차, 처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 생겼습니다. 






 사실 정말 섭섭했던 건 회사에는 쏟는 열정이 집에만 돌아오면 하얗게 증발되어 버리고 마는 일. 

체력을 키워보는게 어떻겠냐는 나의 제안에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산책조차 같이 나가주지 않던 남편이었는데 섭섭한 지난 기억들이 거짓말처럼 녹아버린 이유는 바로 우리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 때문이었다. 섭섭함이 쌓여 그가 누워 있는 모습만 봐도 화가 날 때가 있었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노력한다는 말이 나에게는 위선처럼 느껴지기도 하면서 말이다. 지금이 지나면 결코 돌아오지 않을 신혼의 시간들을 보면서 결혼은 외로운 것이라고 여기기도 했다.



 일을 마음에서 내려 놓은 그가 나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미안하다는 말이, 조금 더 노력해보겠다는 말이, 함께 운동화를 신고 운동을 가는 시간들이 마음을 움직이기 까지 참 먼 길을 돌아왔다. 지금의 우리가 내일을 더 잘 보내기 위해 오늘이 부디 몸과 마음의 체력을 키우는 시간이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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