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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Jul 19. 2020

63화. 어려운 결정

리분동지의 신혼(그림) 일기


 한동안 모든 것들이 뜸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일도, 사람을 만나는 일도, 사진을 찍는 일도 모두 말이죠. 그 배경에는 아마 일에 대한 지나친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그리고 '확신의 부재'가 있었을 것입니다. 본인의 일에 열정을 다하는 남편과는 달리 한 달이 지나고 일 년이 지나도 여전히 적성과 나만의 길에 대한 방황을 이어가고 있는 제 자신이 얼마나 한심하던지요. 자주 싸우고 등을 돌린 채 잠들던 시간이 잦았습니다. 남들은 신혼이라고 하면 뜨겁고 애틋한 시간들을 가지는데 왜 나는 이런 걸까 자주 자책해왔다는 걸 아마 남편은 모를 것입니다. 


 무튼, 그 많은 일들에 결론을 짓기로 했습니다. 다음의 일자리가 구해진 것도, 로또에 당첨된 것도 아니지만 일단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지금의 불만족에서 벗어나는 일이라고 남편과 결론을 지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유독 사표를 내고 싶다는 생각이 잦았던 걸 보면 분명 나에게 맞는 다른 일이 있을 것 같은데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눈 앞에 놓여있다 보니 쉽사리 그만두지 못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이라고 더 나아진 것은 아니지만 건강검진 결과서를 받아 들고서는 더 이상 이렇게 살지 말아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잘할 수 있는 일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컨텐츠를 만드는!)을 조금 더 발전시켜서 다음 커리어로 이어가 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주었습니다. 지금까지 다니던 형태의 회사와는 다른 구조의 회사에 다녀보는게 어떻겠냐는 이야기와 함께 말이죠. 다음 스텝을 밟기 전까지 강아지와 함께 단 둘이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는게 어떻겠냐는 말은 한참이나 위로가 되었습니다. (과연 같은 입장이라면 저는 같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었을까요? 아마 아니었을 것만 같습니다)   


 갈대처럼 유난히 자주 흔들리는 짝꿍을 둔 그에게 자주 미안하고 또 고마운 마음입니다. 

오늘은 이 마음을 동력 삼아 무엇 하나 마침표를 찍어보리라 다짐하며 잠자리에 들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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