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청춘

자유로운 호주 사람들

by Jessie

호주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놀랐던 것 중 하나는 자유롭고 여유로운 라이프 스타일이었다. 특히 서호주 퍼스는 그 당시만 하더라도 풍부한 천연자원(천연가스, 철광석, 다이아몬드, 금 등)으로 인해 호주에서도 가장 GDP가 높은 동네였는데 그래서 더욱 사람들의 삶에 여유가 넘쳐보였다.


무척이나 건조한 날씨로 인해 피부나 입술이 쉽게 부르트기도 하지만 한 가지 좋은 점은 습하지 않아서 40도를 웃도는 여름 날씨에도 그늘에 있으면 조금은 견딜만하다는 것이었다. 시내에 가기 위해 그늘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어느 날이었는데 나는 상당히 놀라운 광경을 보고 말았다. 맨발로 거리를 활보하는 젊은이였는데 그는 타인의 시선은 전혀 게으치 않는 모습이었다. 더 놀라운 건 사람들도 맨발로 다니는 사람이 익숙한지 아무도 놀라거나 시선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호주에서 사는 4년 동안 나는 자주 맨발의 청춘을 마주하며 점차 호주 사람들처럼 맨발족들에 둔해지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늘 타인의 시선을 고려하며 살아야 했던 나의 지난 시절들은 언제나 눈치를 보기에 바빴다. 무엇 하나를 선택하기에 앞서 동생과 가족을 생각해야 했고 주변 사람들을 떠올려야 했다. 호주에서 지내는 시간들이 나에게 가르쳐 주었던 것은 온전히 나를 생각하고 오롯이 내가 선택한 것들에 책임을 지고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는 법이었다. 입고 싶은 옷을 입고 매일 땀 흘리며 달리던 그 장면이 호주에 있던 순간들 중 가장 오래 그리고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건 남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땀 흘리며 달리는 나를 가장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내가 가장 좋아하던 그 모습을 만나긴 어려워졌지만 그 시절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나는 어려운 순간들을 견디는 용기를 얻는다.








@왼쪽 길거리 버스킹 / @오른쪽 킴벌리 로드하우스에서 만난 호주 원주민들


오늘도 스스로를 위한 하루를 사시길 바라봅니다:)


인스타그램

그림일기 @jessie_evenfolio

http://www.instagram.com/jessie_evenfolio/


아직 철들지 않은 30대.

걷고 마시고 새로운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

손으로 써 내려가는 것들은 모두 따뜻한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

그래서 여전히 쓰는 일을 멈추지 않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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