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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Jun 11. 2021

101화. 조금 게을러도 괜찮아

리분동지 그림(신혼) 일기

 어린 시절부터 늘 바쁘게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과 새벽부터 밭으로 나가시는 할머니를 보며 부지런하게 살아야겠다는 강박관념에 갇혀 살았던 시절이 꽤 길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향했던 미국과 호주에서는 햇살 좋은 테라스에서 주말마다 브런치와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 가득했고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씩 그런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도 괜찮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바쁘고 쉴틈 없는 서울살이를 정리하고 고향 집으로 돌아온 지 벌써 반 년째, 늘 들고 다니던 수첩과 그 수첩 안에 빼곡하게 채워져 있던 To do List는 이제 말끔하게 사라졌지만 태어나서 가장 느긋하고 여유로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요즘입니다. (샛별아 고마워!)





 늘 무언가를 하고 계시던 부모님. 특히 결혼을 하고 곁에서 지켜보는 엄마는 늘 무언가를 하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빨래를 하고 반찬을 하고 청소기를 밀고 저 대신 아기 옷을 모두 빨아서 정리해주는 엄마. 그런 엄마와 함께 20년의 시간을 보냈으니 게으르게 사는 일에 대해 저도 모르게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습니다. 일을 그만두고 고향에 내려와 처음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살고 있는 지금, 마음이 가는 대로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하루하루 깨닫는 요즘입니다. 지금의 행복하고 따뜻한 여유를 양분 삼아 내년에는 조금 더 좋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수 있길 바라봅니다 :)








@ 리틀포레스트의 삶 / 앵두따는 아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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