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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순리대로 사는 삶 vs 거스르는 삶

다른 걸까? 틀린 걸까?

by Jessmin

한 친구는 결혼한 지 5년이 되어간다.

결혼하면 바로 아이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좀 더 신혼을 만끽하기로 했다.


그렇게 1년이 2년이 되고 어느덧 5년이 되다 보니

주변에선 그녀의 출산 계획에 대해 묻고 걱정하기 시작했나 보다. 민감한 주제가 될 수 있어 수년동안 질문 하지 않았지만 먼저 본인의 이야기를 내게 시시콜콜 떠들었다.


그녀는 만나는 사람마다 묻는 출산 관련 질문들에 진절머리가 나 보였다. 그러나 그녀의 나이는 35살, 생물학적 나이를 고려하면 이젠 결정해야 할 시점이다.



"자스민, 넌 여전히 딩크로 살고 싶어?"


"난 사람들이 딩크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전부터 아이를 가지고 싶지 않았어. 그냥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이렇게 살다 가고 싶어. 미래에 여력이 되면 내가 이룬 것들로 세상을 돕고 싶어. “


그녀는 내 의견을 존중한다 이야기하면서 본인의 이야기를 더 해 나갔다.


그녀에 대해 조금 설명해 보자면 그녀는 이것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고 믿으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전문직 남편과 강아지 한 마리.

경제적 풍요와 충분한 시간까지 있으니 남편 또는 친구들과 자주 국내외 할 것 없이 여행을 다니는

즐거운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내게 말했다.



"자스민, 난 그래도 순리를 따르는 삶을 살 거야. 그래서 몇 년 전부턴 난자 냉동도 진지하게 생각 중이야."


"순리를 따르는 삶이 뭔데?"


"남들 결혼할 때 결혼하고, 남들 아이 낳고 키울 때 키우면서 사는 삶. 난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걸 견딜 자신이 없어."


그녀의 대답은 내게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순리대로 사는 삶을 원한 적은 없지만 그렇게 살던 때가 있었다.


학생이니 열심히 공부했고, 20살이 되니 연애도 시작했고, 남편의 결혼적령기가 되어 결혼도 했다.


물론 남들 취업할 때 취업하지 않아 봤다.

남들 결혼하지 않는 27살에 결혼해 봤다.

그리고 이제 다들 아이 낳고 사는 이 시점에 아이도 낳지 않았다.


그녀의 논리에 따르면 최근에 내게 일어난 대부분의 일들은 순리를 거스르 것투성이다.


과연 그녀가 말 한 순리는 무엇을 의미할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살아온 방식, 그리고 누가 그렇다 설명하지 않아도 후세의 대부분이 행할 것이겠지. 오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람들은 순리 안에서 살아왔고 또 그렇게들 살아갈 것이다.


다수가 따르는 것들을 따르지 않는 것은 수월하지 않다. 즉, 순리대로 살지 않는 삶은 질문받는 삶이다.



그 많은 질문들을 감당해 낼 수 없는 사람은 그녀가 말한 “순리를 행하는 길”을 따르길 추천한다.


세상이 자유로워짐에 따라 나처럼 순리를 벗어나는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점차 많아질 것이다.


고등학교 자퇴 비율을 과거와 비교해 봐도 세상이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고등학교 졸업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해야만 했었던 시대를 넘어 선택의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


지금 당장은 순리대로 살지 않는 삶을 틀리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훗날 미래엔 그저 이르거나 다른 선택일 수도 있다.


정답이라곤 없는 인생.

선택에 책임지고 살아가는 것이 무자녀 부부와 유자녀 부부 모두가 걸어야 할 길이다.


달라진 세상에 더 많은 선택권이 생겨났 듯, 진정으로 원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 길을 책임지며 걸어간다면 그것이 순리대로 사는 삶은 아닐지언정 결국 틀린 선택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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