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학실 방 창문을 통해 그들을 본다.
갓 입학한 중학교 1학년들
반쯤은 두려움에, 반쯤은 기대감으로
두 개의 물결에 몸을 담근 채
이리저리 출렁이며 돌아다닌다.
학교에 첫 발은 내디딘 새내기 선생님들
어른으로 옷 바꿔 입은 중학교 1학년이다.
그러나
속내를 들키지 않으려는 안간힘으로
그들의 출렁이는 물결은
때론 죽은 듯이 숨죽이고
때론 인생 봄날의 햇살에
감격으로
높은 파고를 일으킨다.
나는
어학실 창문을 연다.
물 밀듯이 밀려오는 그 물결에
마음속 깊숙이 구겨져 있던
나의 기대들을 꺼내어
담근다.
얼키설키 엉겨있는 걱정의 거미줄을 씻고
덕지덕지 붙어있는 염려의 먼지들을 씻는다.
과연 소생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의 물결을 잠재우면서.
운동장에 출렁이는 물결 때문에
땅 속에 숨어있던 씨앗들이 깨어나고
하늘로 솟구친 물결이
흰구름 되어 출렁이며 하늘을 떠 돈다.
나는
이 물결에
떠 다닐 배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