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중학교 교정

by 김해경

나는

어학실 방 창문을 통해 그들을 본다.


갓 입학한 중학교 1학년들

반쯤은 두려움에, 반쯤은 기대감으로

두 개의 물결에 몸을 담근 채

이리저리 출렁이며 돌아다닌다.


학교에 첫 발은 내디딘 새내기 선생님들

어른으로 옷 바꿔 입은 중학교 1학년이다.


그러나

속내를 들키지 않으려는 안간힘으로

그들의 출렁이는 물결은

때론 죽은 듯이 숨죽이고

때론 인생 봄날의 햇살에

감격으로

높은 파고를 일으킨다.


나는

어학실 창문을 연다.


물 밀듯이 밀려오는 그 물결에

마음속 깊숙이 구겨져 있던

나의 기대들을 꺼내어

담근다.


얼키설키 엉겨있는 걱정의 거미줄을 씻고

덕지덕지 붙어있는 염려의 먼지들을 씻는다.

과연 소생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의 물결을 잠재우면서.


운동장에 출렁이는 물결 때문에

땅 속에 숨어있던 씨앗들이 깨어나고


하늘로 솟구친 물결이

흰구름 되어 출렁이며 하늘을 떠 돈다.


나는


이 물결에

떠 다닐 배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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