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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by 김해경

스쳐가는 수많은 사람들


아니


수많은 사람들을 지나가는 나


떼려야 뗄 수 없는 사람


부부


가족

(요즈음은 잘 떼기도 한다)


일련의 사람들 중


건성건성

읽어

책내용이 희미한 것 같은

그런 사람


한 입 베물고 보니

바꿀 수도 없어

괜히 샀다고 후회하며

꾸억꾸억 먹는

그런 만남의 사람


진흙길에 미끄러질까 봐

피해 가고 싶은 사람


넘어지다 보니

더러운 오물이라

내 몸까지 다 버리게 하는 사람


늘 입던 옷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


잃어버린 후에야

가슴을 치게 하는 사람


만남이 그리워

밤잠을 설치게 하는 사람


푸른 잔디밭이든

엉겅퀴 우거진 가시밭길이든

울고 웃으며

함께 손잡고 가고 싶은 사람


이 모든 만남의 중심은 나


사랑하는

예수님은


누가 내게 덕이 되는 이웃인가가 아니라


수많은 만남에서

내가

그들의 이웃이 되어주기를 원하시는데


떨어진 꽃잎이 꽃길을 만들듯

만남 만남에 그리스도의 향기길 만들기 원하시는데



득 되는 만남

해 되는 만남


계산기를 두드리는 나를 향해


정결케하는 능력

빛 되는 능력

소금 되는 능력

생기 주는 능력


빈 그물에

153마리의 고기를 잡게 하신

그 능력을

기억하라 하시네.

제목 없는 디자인.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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