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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아이

by 가치지기

눈물 아이


그렁그렁 맺힌 물방울

낯선 빛을 맞으며

세상에 태어난 작은 아이.


눈물도 모르는 아이의 울음소리,

낯선 손길에

첫 눈물을 삼켰다.


"울지 마라."

"눈물은 약한 거야."

"슬픔은 감추는 거야."

세월 가뭄에 메마른 눈물샘,

마음도 단단한 돌이 되어 갔다.


그러던 어느 봄날,

꽃처럼 다가온 나를 닮은 아이.

"괜찮아, 아빠 여기 있어."

그 한마디에 멈춘 울음,

그 미소 앞에서 나는

처음으로 내 눈물의 온기를 배웠다.


눈물은

기다림이었고,

그리움이었으며,

만남의 설렘이었다.


보고 싶어 애태우던

뱃속의 따뜻한 물결,

낯선 빛 속에서도

부서질 듯 맞잡은 엄마의 손,

내 첫 숨은

"사랑해" 속삭이던

아빠의 떨리는 숨결로 트였다.


"괜찮아, 사랑해."

그 말 한마디에

멎은 울음,

맑게 빛나는 눈물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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