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춘에게 전해주고 싶은 내 젊은 날의 이야기
누가 봐도 중년의 문턱에 들어서게 되면, 삶이 조금은 익숙해졌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가끔 거리에서 밝고 활기찬 젊은 남녀의 모습이나, 아무렇지 않게 달리기를 경주하듯 즐기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마주치면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렇게, 어느새 ‘젊음’을 부러워하게 된 내 모습에 슬며시 슬픔이 밀려옵니다.
오늘은 문득, 내 젊은 날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요즘은 많은 이들이 MBTI 같은 성향으로 자신을 분석하고 이해하려 합니다.
그 시절의 나는, 내 성향이 어떤지조차 알지 못한 채 늘 걱정 속에 살아갔던 것 같습니다.
대학 입시에 대한 걱정, 취업에 대한 불안, 취직 후에도 내가 잘 가고 있는지에 대한 끝없는 의문, 그리고 결혼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과, 아직 여물지 않은 내가 과연 한 가정을 책임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들. 그 모든 것들이 마음 깊은 곳을 조용히, 그러나 끊임없이 짓누르고 있었습니다.
꿈같던 20대가 지나고 결혼을 하면서, 내 삶의 중심은 자연스럽게 나 자신에서 아이들로 옮겨갔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걱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을 부족함 없이 키우고 싶은 마음, 더 안정된 삶을 만들고 싶은 바람, 그리고 언제나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재정에 대한 부담까지.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나는 어느새 굳은살 박인 마음을 지닌 어른이 되어갔습니다.
하지만 중년이 꼭 슬픈 것만은 아닙니다.
중년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내성’입니다. 수많은 걱정 속에서도 살아남은 마음, 쉽게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이 어느새 훈장처럼 내 안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불안에 잠 못 들었을 일들도 이제는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넘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그 모든 시간이 결국 나를 단단하게 빚어냈다는 걸 이제는 압니다.
오늘도 나는 길을 걷다, 싱그러운 젊음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을까?”
그렇게 한참을 지난 젊은 날을 떠올리다, 결국 생각은 하나로 모아졌습니다.
“걱정 없이 살고 싶다.”
그 시절의 나는 늘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불안해한다고 해서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마음만 무거워질 뿐이었습니다.
삶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바라던 자리에 도착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기차에 몸을 실은 채 잘 달리고 있음에도, 혼자 기차칸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뭔가를 해야 한다고 느꼈던 그 시절의 내가 떠오릅니다.
지금의 나는 웃으며 말할 수 있습니다.
“잘 타고만 있어도, 언젠가는 도착하게 된단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습니다.
“불안해하지 마세요.”
삶은 때로 울퉁불퉁한 길을 걷게 하지만, 그 길조차도 결국 나만의 색을 짙게 만들어주는 선물이 됩니다.
걱정보다 즐거움을, 조급함보다 오늘의 충실함을 선택한다면, 그 젊음은 더욱 빛날 수 있습니다. 햇빛을 받은 연둣빛 잎사귀처럼, 살아 숨 쉬는 생명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주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나는 다시 젊어질 수는 없지만,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그 시절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압니다. 그리고 믿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젊은이들 역시, 언젠가 중년의 문턱에 서서 더 멋진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요.
젊음은 그래서 더 좋은 것입니다.
아직 많은 것이 가능하고, 아직 많은 것이 시작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 젊음 위에 시간이 덧입혀질 때, 더 깊고 아름다운 삶의 무늬가 완성될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걱정은 삶을 바꾸지 못합니다. 다만 삶의 빛을 가릴 뿐입니다."
“지금 많이 힘들죠. 저도 그랬어요. 하지만 부디, 젊음을 걱정으로 낭비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