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을의 이유

by 가치지기

가을의 이유



봄에는 피어나게 하시고,

여름에는 자라게만 하시더니,

가을에는 멈추게 하신

주님,


가만히 서서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붉게 물든 소리를 들으면

“쉬어가라” 말씀하시는 것 같아

지친 마음이 부석부석 흔들립니다.


찬란한 계절을 고집대로 보내고

기대할 것 없이 다 지나간 듯 황량해진 들판에도

주님은 꽃보다 더 아름답게 물드는 계절이

아직 남아 있다고

조용히 토닥여 주십니다.


주님,

이 가을

제 영혼이

주님의 빛으로

조용히 물들게 하소서.


그렇게,

주님만 바라보다

가만히 떨어지게 하소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