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가가 있는 집에 살았다. 그렇다고 잘 사는 집은 아니었고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허름한 집 한가운데에 수돗가가 자리 잡아 있었다.
어릴 적 그 수돗가에서 장난을 치게 되었는데, 실수로 수돗가에서 넘어져서 뾰족하게 솟아오른 철근에 무릎을 크게 찍어 평생 남은 영광의 흉터를 가지게 되었다.
나이를 먹어서도 무릎에 고스란히 있는 흉터는 어릴 적 참 장난스러웠던 어릴 적 때가 순간순간 생각이 든다. 어릴 때 심하게 남겨진 흉터 하나로 조금은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몸가짐을 조심했던 걸로 생각이 든다.
이런저런 이유로 내 몸에 남은 흉터는 다시는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일깨워 주기 위한 것임을 이제야 깊게 깨닫게 된다. 더욱 나는 이런저런 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 그리고 흉터를 글로 남김으로써 또다시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수백 번, 수천번 다짐을 하곤 했다.
살다 보면 제법 많은 상처를 받는다. 꼭 나만 상처를 받는 것처럼, 나만 제일 많은 상처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는 하지만 어느 이들은 그것들을 털어내고 만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어느 이들은 상처를 털어내기보다는 더욱 숙성시키고 만다. 작은 상처가 점점 크게 만들어버리게 돼서 복잡한 감정을 띠는 ‘흉터’가 결국 되곤 한다.
흉터들은 치유되지 않으면 장벽이 쌓이고, 안전은 하겠지만 반면, 매우 제하된 공간에 스스로를 가둬 버릴 수 있다.(인생 전환의 심리학 수업, 2021, 미디어 숲)
30년 이상이 되고 묵은지가 되어버린 상처 그리고 흉터를 아직도 내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 얼마나 억울하고 속이 상하던지 그때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 때가 있다.
황 시투 안은 우선 마음속 흉터를 치유하고 안전을 위해 스스로 쌓아 올린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흉터는 잠재의식이 주는 일종의 깨우침이자 보호라고 이야기하면서 그것을 없애려면 오직 그 ‘사명’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인생 전환의 심리학 수업, 2021, 미디어 숲).
과거의 그 어떤 상처와 흉터라고 과거의 일 뿐이다. 지금 애쓴다고 해도 과거는 돌아오지 않으며 결국 상처를 더욱 받는 것은 자신뿐이다. 그래서 하루빨리 내려놓고 털어놓아야 한다. 남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서둘러야만 한다.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외형적인 사건도, 그 누군가도 아닌, 과거에 일어난 사건과 만났던 사람에 대한 해석이다라고 이야기하면서 그것은 때론 자신을 감옥에 가둔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를 설득할 수는 있어도 자신을 설득하지 못할 때가 많다고 한다. 과거의 잘못이나 상처에만 매달려서는 우리 인생이 길게 갈 수 없다. 안타깝고 미안할수록 우리 인생에 늘 악몽이 된다. 이미 지나간 일을 우리는 바꾸지 못함으로 과거의 상처와 평화롭게 지내는 것을 배우며, 빛을 향해 나가 가며, 열심히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더 나은 자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고 권한다(인생 전환의 심리학 수업, 2021, 미디어 숲).
40년 전부터 받아온 상처들은 참 많다. 정도와 깊이는 다르겠지만 어찌 보면 나보다 더 많은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있겠지만 나는 참 바보처럼 아직도 그 상처들을 흉터로 만들어버렸고, 흉터가 없어질 때쯤 또다시 생각하여 더 깊고 회복하지 못하도록 영광의 상처를 만들어놓곤 했다.
1. 나를 왕따 시켜놓았던 친구들
2. 나를 못나게 보셨는지 늘 무시하셨던 담임선생님
3. 훈계 차원으로 매를 드셨던 선생님들
4. 오로지 무시하고 막말을 일삼았던 선후배들
5. 인정조차 하지 않고 불필요하게 되었을 때 던져버렸던 상사들
6. 속상하다며 우정 따윈 없이 그저 단절했던 베스트 프렌드
7. 무례하게 대답하고 결국 문제를 일으켰던 몇몇의 직원들
8. 자기들의 실수는 모른 채 오로지 몰아세웠던 그 사람들
9. 함께하는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결국 뒤통수를 제대로 처버 린 사람들
10. 능력 없다며 무시했던 사람들
11. 오로지 갈구기만 했던 군대 선임들
12. 괴롭힘으로 일자리에서 나가게 만들었던 사람들
13. 나를 향해 뒷이야기를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직원들
14.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오로지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
‘이렇게 아직도 기억하며 살아가는 나 자신이 참 부끄럽다’
이렇게 적고 나니 참 바보처럼 아직도 마음뿐만 아니라 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로 인해 제법 많은 상처를 받았다. 사실 남들에게 상처 준 것은 모른 채 내 상처만 기억하고만 있다. 실상 세상 사람들,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제일 많이 받은 것 같다. 인생을 살다 보면 보다 쉽게 상처 받는 것이 일상일 텐데 내가 직접 받고 보니 상처의 크기가 깊이 매우 크고 깊다. 그러나 누구나 일상적으로 받은 상처라면 깊은 상처라고 할지라도 너무 오랫동안 그 상처에 매달리고 있는 것조차 곧 나에게 더 큰 상처와 어려움이 아닐까 싶다.
일상의 상처라면, 보다 쿨하게 넘어가는 것도 삶의 지혜가 아닐까 싶다. 상처와 흉터가 남았다면 분명 이유가 있다고 본다. 흉터를 보면서 다시는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만 끝나는 것이 좋지 상처와 흉터를 계속 묻어놓고 있다가 때에 따라 다시 꺼내어 또다시 상처를 받는 것은 몹쓸 짓인 것 같다.
사람은 분명 실수하고 넘어질 수 있다. 그래서 상처와 흉터를 남길 수 있지만 그것의 영광으로만 남기지 오랫동안 품어야 하는 가치는 분명 없어 보인다.
최근 받은 제법 큰 상처와 흉터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벗어날 수 있었고 해결되었다고 믿는다면 이제는 그 상처와 흉터를 다시 꺼낼 필요가 없는 것 같다. 그것이 나의 발목을 사로잡는 것보다 이제는 내가 해야 할 일들에 더욱 집중하면서 사는 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인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그때와 같이 동일한 실수를 범하지 않는 것이며 그들을 향해 원망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