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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구리 Nov 28. 2017

뒤늦게 방문한 쇠소깍과 위미

2015년 8월 16일 가족과의 나들이

저녁이 다 돼서 부랴부랴 쇠소깍을 찾았다. 혹시라도 태우나 카약이라도 탈 수 있을까 싶어 서둘러 갔지만 안타깝게도 시간이 끝나버리고 말았다.


바닷가에서 서성이며 아쉬움을 달래다 돌아선다.


차가 없는 관계로 택시를 부를까 싶은 순간에 저 멀리서 택시가 온다. 다행이다.

위미의 마음빛 그리미로 달려갔다.


이런 웬걸 갤러리 문이 닫혀있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아쉽지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민 선생이 와주겠단다. 갤러리를 구경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함이라 2시간여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서귀포와 제주도 봉화 내일학교 학생들의 생활 등등...


소나기를 퍼붓기 전의 잔뜩 찌푸린 하늘이 어두운 바다와 구름 사이의 짙은 띠를 만들었다. 학교며 수업이며 아이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하늘은 점점 찌뿌둥해진다.


하늘과 바다의 구분이 저렇게 명확했던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까만 선을 그어놓듯 구분이 강하더니 날씨는 습기로 가득 찼다.


곧 비가 오리라. 곧 소나기가 내리리라.


아니나 다를까 습기를 머금은 하늘은 어느 순간 온통 시원한 소나기를 쏟아낸다. 시원하다. 위미는 올 때마다 나에게 새로운 기쁨을 준다.

야외 천막이 쳐저있는 의자에 앉아 해지는 날들을 느끼는 순간. 한참을 내리던 비가 서서히 잦더니 어느새 비를 맞아도 좋을 만큼 아주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저녁을 위해 어제와 마찬가지로 서귀포를 찾기로 했다. 다행히 버스가 온다.


중앙로터리에 도착하니 아들 녀석이 귀가 아프단다. 아침부터 살짝 좋지 않다던 귀가 좀 더 아픈 모양이다. 약국에 갔다. 일단 진통제라도 줄 요량으로 약국을 갔더니 약사가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받으란다. "저녁 9시가 넘는 시간에  병원이요?"라고 했더니 "열린 병원은 12시까지 여니 가보시오"한다.
 

결국 10시경에 병원에 가서 정상적인 진찰을 받았다. 낯선 경험이다. 밤 10시에 진찰을 받다니. 가정의학과 의사가 앉아서 진단서를 끊어준다. 약국에 와서 항생제를 받았다. 다행이다. 이 시간까지 병원이 열다니 제주, 꽤나 좋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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