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 비 오는 어린이날 20240506
‘비가 오면 어쩌지!’
며칠 전 뉴스를 보니 어린이날부터 연이어 날이 궂고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아나운서가 일기예보를 뉴스 시간에도 틈틈이 알리고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걱정이 배어있는 말씨입니다. 전국의 어린이들이 아쉬워할 거랍니다. 그뿐이겠습니까. 아이를 둔 부모가 그렇고 어린이를 상대로 대목을 보려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잠시 동대문 완구 거리가 눈에 보였습니다. 붐벼야 할 거리가 썰렁합니다. 나는 어린이도 아니고 우리 집에는 이렇다 할 아이도 없습니다. 하지만 비가 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은 그들과 같습니다. 어린이는 예전부터 나라의 보배라고 하는데 모처럼 기대했던 나들이를 못 하게 되어 상처가 되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가끔 아이를 둔 엄마들에게 애국자라는 말을 합니다. 출생률이 점점 떨어지니 염려되는 것은 나뿐만 아닙니다. 나라의 생산 인구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에 정부는 물론 국민도 걱정하는 처지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인구의 소멸로 나라가 위태로워질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아이 낳고 기르기를 두려워하는 청춘들이 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아이 낳기를 권장하고 있지만 정책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애쓴 만큼 효과가 작다는데 실감합니다.
청년들이 결혼을 기피하고 아이 낳기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경제 때문입니다. 집 장만이며 아이를 낳아 키우는데 생각보다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또한 교육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의 가계 소득이 예전만 못하다고는 할 수는 없습니다. 최빈국에서 세계 경제대국 열 손가락 안에 들고 보면 삶의 질이 좋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입니다. 돈이란 게 늘 만족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고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목표에 이르면 더 많은 부를 원하게 됩니다.
요즘의 국민 생활이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어려운 시기를 견디어온 나의 견해입니다. 젊은이들은 쓸 것을 다 쓰며 생활이 어렵다고 합니다. 쓸 것 다 쓴다는 의미는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지만 상대와의 비교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나보다 못 사는 사람과 비교하면 다소 위로가 될 수 있지만 나보다 잘 사는 사람을 보면 위축이 되고 스트레스를 받게 마련입니다. 비교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듭니다. 현대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안분지족(安分知足)은 어디까지일까요? 가끔 상위 1퍼센트 안에 드는 사람, 상위 10퍼센트에 속하는 사람 등을 말할 때가 있습니다. 현찰 어느 정도이면 이 부류에 속한다는 말을 합니다. 중산층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몇억 정도가 되어야 한다, 뭐 이런 말을 하기도 합니다. 결혼 적령기에 이른 세대가 중산층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경우는 얼마나 되겠습니까. 앞으로 계속 노력해야 할 일입니다.
10여 년 전에 누군가에게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 세대가 고생을 많이 했지만, 경제적으로 가장 풍요로운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라고 기억될 거라고 했습니다. 요즘의 청년들은 우리처럼 어려운 시절을 보내지 않아서 노력이나 절약의 지혜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출세’라는 미명하에 무조건 공부를 하라 하다 보니 공부 외에는 모든 게 많다는 의입니다.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직장에 잘 다니는지는 모르겠으나 가사 노동에 대해 모르는 게 많다 보니 자연적으로 어려워합니다. 식사, 빨래, 청소 등입니다. 특히 아이 키우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예전에는 형제들이 많아 돌보는 것을 자연스레 습득했는데 지금이야 그렇습니까. ‘하나 낳아 잘 기르자’는 산아제한 구호가 나오면서부터 서서히 진행된 결과입니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게 생소합니다. 경험 부족이니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애지중지 키운 세대입니다. 부모의 그늘에 지내고 보니 노동이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아이 낳고 키우는 걸 힘들어합니다.
인구의 소멸을 걱정하는 나라는 우리뿐만이 아닙니다. 중국, 일본을 비롯하여 선진국의 여러 나라가 직면한 문제입니다. 나름대로 인구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택을 마련하는데 혜택을 준다든가, 아이를 낳으면 장려금, 또는 교육비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의 혜택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몇몇 회사에서도 관심을 기울입니다. 우리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에 대해 금전적으로만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키우는 재미,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기쁨과 즐거움을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괴로움이나 슬픔이 있을 수도 있지만 동고동락(同苦同樂)하는 가운데 홀로 사는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게 인류를 지속시켜 온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어린이날인 어제오늘도 비가 내렸습니다. 내일도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기대하던 아이들의 즐거움이 반감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자식 걱정이 달라진 게 없지만 점차 나아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