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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년 말 후회, 새해의 각오 20231220

by 지금은

‘운동을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못 했어요. 금연을 하려고 했는데 실패했어요. 독서를 계획했는데 못했어요.’

년 말이나 새해 초에 많이 듣는 말입니다. 작년에는 지키지 못했으니, 올에는 꼭 실천하도록 하겠답니다.

동호회원의 말입니다. 며칠 전입니다. 피트니스 센터에 다니겠다고 몇 달 치의 돈을 선불했습니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에 큰 맘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몇 달이 아니라 며칠 다니고 그만두었습니다. 바빠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마음이 불안해서, 갑자기 부모님을 돌봐야 할 일이 생겨서 등, 핑곗거리가 많았습니다.

요즘 불어나는 몸을 보면서 다시 마음을 고쳐 잡았습니다. 새해에는 피트니스 센터에 다시 등록해서 몸무게를 줄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응원해 달라는 문구가 달렸습니다. 여러 명이 응원을 보냈지만 나는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다른 방법을 말했습니다. 운동기구를 집안에 들여놓으라고 했습니다. 아령, 공, 고무줄, 완력기, 문틀에 고정할 수 있는 철봉 등 간단한 기구입니다.

올가을입니다. 학습관에서 에코백을 만드는 강의를 들으며 실습했습니다. 수를 놓는 동안 모인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때 운동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중년의 여인들이라 불어나는 몸매에 신경이 쓰이는 모양입니다. 자연스레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대부분 사람이 운동을 계획했지만 실패했다며 쉬운 방법이 없겠느냐고 했습니다. 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걷기가 좋아요.’ 맨발 걷기가 건강의 최고랍니다. 지압의 효과가 있다며 걷기를 권장합니다. 그러고 보니 맨발 걷기가 한창 유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고장만 해도 집 앞의 공원에 호수가 있는데 이를 따라 걸을 수 있도록 길이 만들어졌습니다. 요즘은 날씨가 추워져서 이용하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가을철만 해도 줄을 서서 걸어야 할 정도로 붐볐습니다.

신문 기사도 있었습니다. ‘전국적으로 너도나도 맨발 걷기 열풍’ 주민의 건강을 위해 적극 나서 길을 만드는 지자체도 몇몇 소개되었습니다. 며칠 후입니다.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맨발 걷기의 피해입니다. 맨발로 걷다 보면 좋은 점도 있지만 파상풍이나 각종 병균에 감염될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또한 환경파괴의 한몫을 할 수 있답니다. 어느 갯벌의 맨발 걷기 예를 들었습니다. 사진을 보니 갯벌을 찾은 많은 사람이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 올린 채 걷고 있습니다. 얼마나 밟았는지 물렁물렁한 바닥이 딱딱하게 굳었습니다.

“이런 곳에 바다 생물이 살 수 있겠어요.”

게를 비롯한 생물과 미생물들이 깔려 죽는답니다. 찾아오지 않는답니다. 이를 보고 내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건강에 도움이 된다니 나도 공원에 가서 맨발 걷기를 해볼까 했는데 그만두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걷고 싶다면 일상의 일처럼 걸을 수 있는 길을 걸어야겠습니다.

몸이 갑자기 10킬로그램이나 불어났다며 한 사람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강사입니다. 주위의 사람들이 운동 방법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피트니스 센터에 가입해서 지도를 받아보라고 합니다. 요가, 래크 체조, 댄스 스포츠, 요가, 테니스 등 종목도 여러 가지입니다. 모두가 돈과 관련되고 장소를 찾아가야 하는 운동입니다. 이런 운동이 나름대로 좋기는 하지만 장소와 거리가 문제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한두 번 빠지다 보면 어느새 잊고 맙니다.

강사의 말을 듣고 나는 다른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간단한 운동기구를 사서 집안 곳곳에 놓아두시지요. 거실, 주방, 안방, 건넌방 등.’ 눈에 띄다 보면 오가면서 한 번씩이라도 들어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독서의 예를 들었습니다. 뭐 보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생각은 곧 잊어버리니 눈에 뜨여야 잊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의 하는 말입니다. 시간이 없어서 독서하지 못한다고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꼭 긴 시간을 내어 독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투리 시간에도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5분이면 어떻고 10분이면 어떻습니까. 모이고 모이면 어느새 책 한 권을 읽게 됩니다. 시간이 없어서 독서하지 못한다는 것은 핑계일 뿐입니다. 강사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함께 있는 사람들도 호응하지 않았습니다. 생각의 차이입니다. 제대로 배우고 운동다운 운동을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폼을 생각합니다. 폼 나게 남이 볼 때 멋지게 보이도록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들어있습니다. 멋지고 모양새 나게 운동하면 좋겠지만 마음 같지 않습니다. 단기간에 효과를 보고 싶어 합니다. 나쁜 생각은 아니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꾸준함이 무기입니다.

우리 집에는 자잘한 운동기구가 여기저기 널려 있습니다. 책도 이 방 저 방에 흩어져 있습니다. 정돈이 안 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생각날 때마다 눈에 뜨일 때마다 손이 자주 갑니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눈에 익다 보면 마음도 따라가게 마련입니다.

다음 해에는 꼭 내 방법이 아니어도 나름대로 계획한 것들이 잘 실천되어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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