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코로나 예방접종 20211220
주사를 맞았습니다. 아픕니다. 간호사가 물었습니다.
“왼쪽이지요?”
“오른쪽으로 하겠습니다.”
아내가 거들었습니다. 왼손잡이라서……. 미리 겁을 먹었습니다. 약방에 들려 해열진통제를 샀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코로나 예방접종을 하고 두 번이나 몸의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의사와 간호사와 약사의 말대로 약을 먹었습니다. 두 번의 복용으로 수월하게 넘겼습니다. 사람에 따라 상태의 정도가 다른 모양입니다. 후유증으로 누구는 고생했다고 하고 누구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났다고 합니다.
오늘은 주사를 맞을 때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생각이겠지 했는데 전보다 아픈 정도가 점차 심해졌습니다. 밤의 잠자리에 들었는데 오른쪽으로 눕기가 불편합니다. 나는 습관상 오른쪽으로 몸을 기울여야 쉽게 잠이 듭니다. 해열진통제를 한 알 먹고 자리에 누웠습니다. 잠이 쉽게 오지 않자, 아내와 자리를 바꾸었습니다. 아내는 왼쪽에 나는 오른쪽에 주사를 맞았습니다. 자리를 바꾸니 서로 불편함이 적습니다.
아내는 지금은 정도가 심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상태가 좋지 않은가 봅니다.
“약을 먹어야 할까 봐.”
“그럼, 빨리.”
그렇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점심때가 지나면 곧 고통이 수그러들 것입니다. 하지만 점차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책을 손에 들 생각이 없어졌습니다. 텔레비전을 켰지만 이내 껐습니다. 스마트폰을 들었습니다. 음악을 듣다가 곧 멈춰버렸습니다. 마음이 진정되지 않습니다. 약을 더 먹을까 하다가 남용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만두고 자리에 누웠습니다. 점심을 먹고도 자리에 누웠습니다. 비몽사몽입니다. 하루는 그렇게 보냈습니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아내와 함께 약을 먹었습니다. 세 번째니 고통의 강도가 적어지겠거니 했는데 오판입니다. 다음 날 아침에 또 한 알을 먹었습니다. 평소의 생각처럼 코로나가 빨리 진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죽을 만큼 아파야 되는 것인가? 갑자기 콜레라 전염병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직접 겪은 것은 아니지만 책을 두 번이나 읽어 그 무서움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유럽에서의 대 유행은 전쟁으로 인한 전사자보다 더 많은 죽음을 가져왔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홍역도 있습니다. 여러 전염병들이 사람을 죽음과 고통에 시달리게 했습니다. 어느 드라마에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돌림병의 상황을 본 일이 있습니다. 역병이라고 했습니다. 전염병을 막기 위해 나라에서는 한 고장을 통제하고 사람들의 왕래를 막았습니다. 어떻게 해볼 수가 없을 때는 마을 전체에 불 지르기도 했습니다.
아들이 말했습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피해야겠어요.”
만약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회사에서 불편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주사를 맞으라고 했지만, 한동안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좀 늦기는 했지만, 상황을 판단한 것이 다행입니다. 미루고 미루다 다른 사람들보다는 뒤에 예방접종을 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네 번째 주사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하루 정도 지나면 상태가 좋아졌는데 이번에는 정상을 회복하는데, 꼬박 사흘이나 걸렸습니다. 아픈 것도 그렇지만 내 생각이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몸이 불편하니 모든 것이 귀찮았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일, 책을 읽는 일, 글을 써보는 일, 음악 감상을 하는 일 등, 온갖 것들이 싫었습니다. 자리에만 눕고 싶었습니다. 누워도 비몽사몽 지루하기만 하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지금 나라는 물론 전 세계의 상황은 정상이 아닙니다.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열병에 휩싸였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위축되었을 뿐만 아니라 경제 사정 또한 좋지 않습니다. 국민에 일상 회복이 빨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국민뿐이겠는가. 모든 나라가 열병에 신음하고 있으니 코로나가 빨리 소멸하여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를 갈망합니다.
‘빨리 마스크를 벗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