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7. 건강이 최고의 부자 20240113
내 나이에 이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건강 때문에 고민을 해봤을 것입니다. 크고 작은 아픔이지만 적어도 몇 고비를 넘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하늘이 내려준 인물이라 여겨집니다. 개중에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병원 한 번 가보지 않았다고 자랑합니다. 자신이 건강관리를 잘했든지 아니면 부모에게서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았을지 모릅니다. 대단한 사람입니다. 큰 부자입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부자는 건강한 사람이라고 늘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허약한 체질로 인해 마음고생을 했습니다.
이후 젊었을 때는 건강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도 잘 견뎠는데 모르는 사이에 온몸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하나둘 이상 징후가 보이더니만 해를 넘기며 숫자를 더해갑니다. 제일 고통스러운 것은 온몸이 저리고 아픈 상태입니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입니다. 한참을 뒤척이고 움직여야 몸이 풀리기 시작합니다. 어느 때는 온종일 저림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대상포진을 앓고부터입니다. 이 사람 저 사람의 말을 들어보니 대상포진이 아픔의 대명사라고 합니다. 나는 이 아픔을 치통과 한 자리에 놓고 싶습니다. 여러 차례 치통에 시달리다 보니 두 아픔이 별다르지 않다고 생각은 하지만 정도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치통이 우둔하고 무겁게 아프다면 대상포진은 저리면서도 바늘로 찌르는 듯 괴로움을 안겨줍니다. 대상포진은 몸이 허약하면 다시 찾아온다고 합니다. 가끔 불시에 나를 괴롭힙니다.
나이 듦이 건강을 신경 쓰게 합니다. 건강이라는 말에 자연스럽게 눈길을 돌리고 귀를 쫑긋 세웁니다. 오늘 아침에도 방송에서 건강 이야기가 나오기에 마음을 집중시켰습니다. 이야기 중에 중요한 게 있다 싶어 메모지도 무릎에 올려놓았습니다. 건강에는 육체의 건강과 정신 건강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몸을 단련시키는 방법에 대해 나름대로 자기 비결을 안내합니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근육을 단련시킵니다. 몸의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 요가, 댄스를 합니다. 걷기를 합니다. 산악자전거를 타기도 합니다. 그들의 외모에 건강미가 넘칩니다. 누군가 정리를 하지 않아도 건강을 위해서는 부지런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데 결론을 얻었습니다. 무엇을 하든, 자기 육체를 단련시키는 방법이라면 종목에 크게 마음을 둘 필요가 없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자신이 체력에 맞게 한다면 좋겠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무슨 운동을 했을까요. 짚어봅니다. 중학교 때 아령을 열심히 했습니다. 국민체조를 할 때 순서를 따라 하듯 아령 체조의 교본을 보면서 익혔습니다. 이후는 특별하게 내세울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아, 하나 있습니다. 처음 직장에서 생활하는 동안 시간이 나면 탁구를 틈틈이 했습니다. 직원이 몇 안 되니 숙직이 일주일에 두세 번 반복되었습니다. 밤이면 특별히 할 일이 없어 동료와 탁구를 했습니다. 정식으로 배운 것도 아니지만 나름대로 익혀 친목회에서 시합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는 이렇다 할 운동이 없습니다. 다시 시작을 한 것은 퇴직 후입니다. 건강센터 입문하여 몇 년간 열성을 쏟았습니다. 체력이 늘고 근육이 붙었습니다. 이후 이사를 하면서 끊겼습니다.
병마의 시작입니다. 노인의 나이에 접어들자, 성인병인 고지혈증을 시작으로 당뇨병이 나타났습니다. 찾아오는 병마를 막기 위해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자전거, 걷기, 공차기, 이 겨울에는 실내에서 탁구 합니다. 아픔을 견딜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아침에는 몇 년 만에 팔 굽혀 펴기를 해보았습니다. 20회를 넘겼습니다.
“와 살아있네.”
지켜보던 아내가 힘을 북돋아 줍니다. 아내가 아령을 들었습니다.
텔레비전 화면에 초빙된 강사가 얼굴을 드러냈습니다. 정신건강을 이야기합니다.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나를 위해 마음의 근육을 키우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음이 울적하거나 괴로울 때 자신을 위로할 무엇이 필요합니다. 내가 찾아가면 마음이 편해지는 장소, 음식, 노래 등이 있으면 좋다고 합니다. 시간이 짧다 보니 이야기를 더 확장하지는 못했지만 생각해 보니 이 밖에도 자신만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내 마음의 건강관리법은 걷기와 독서, 글쓰기입니다. 마음이 울적하거나 괴로울 때 걷다 보면 주위의 모습에 취해 잡생각이 머리에서 멀어집니다.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기도 하고 다른 세계로 빠져들기도 합니다. 끄적이는 낙서와 그림도 한몫합니다. 이것이 나중에는 글쓰기, 그림책의 소재로 쓰일 때가 있습니다. 어느새 독서와 글쓰기가 나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글이 써지지 않을 때는 하루에 다만 몇 줄이라도 생각해야 마음이 놓입니다. 꼭 좋은 글을 써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록하는 자체만으로도 스스로 위안이 됩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동화 한 편을 써봐야겠습니다. 동호회원이 내 에세이를 보고 동화를 써보면 좋겠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글 속에 느낌이 들어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건강은 몸과 마음이 부지런히 움직일 때 지속된다는 평소의 생각을 되새겨봅니다. 떡을 먹고 싶다면 떡을 잘 만드는 방법을 읽는 게 아니라 떡을 만들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