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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뚜기 Jun 30. 2023

30분도 집중하지 못하는 나, ADHD일까?


최근에 쓴 글 '저는 호르몬 중독자입니다.'에 연장선으로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다.

그전에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하나 질문하겠다.


최근 30분간 하나에 집중한 적이 있습니까? 그게 언제입니까?



여기서 말하는 '집중'은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만 생각하고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집중력에 대한 글을 쓴다고 한다면 나의 생각과 느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글을 쓰다가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휴대폰을 쳐다보거나, 잠깐 다른 생각에 빠지는 것은 오로지 하나에 집중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집중'을 이 관점에서 해석한다면, 아마 30분을 하나에 집중했다는 사람은 극히 소수일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뇌는 도파민에 중독이 되었기 때문이다. 



1. 원인


시간을 거슬러 유튜브가 성행하기 전을 생각해 봐라. 그 당시의 콘텐츠는 드라마, 영화, 책 등이었다. 드라마는 최소 1시간 단위였으며, 영화는 짧아야 1시간 30분, 보통은 2시간이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기간이 길었다. 


그러나 유튜브가 성행하면서 길이가 점점 짧아졌다. 최소 1시간 단위의 볼 것이 20분으로 줄어들고 20분에서 12분으로 줄어들었다. 12분짜리 유튜브 영상에 모두가 익숙해질 때쯤 끝판왕 '틱톡'이 등장했다. 틱톡의 등장은 12분짜리 영상을 30초로 줄여버렸다. 


단순 길이가 짧아졌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30초 뒤 또 다른 새로운 영상을 보여주고, 이용자가 멈출 때까지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영상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것이 문제다. 새로움 뒤에 새로움이라는 자극은 틱톡을 미국 앱스토어, 구글스토어 다운로드 1위 / 10-2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 1위로 만들었다. 그리고 틱톡의 이러한 인기는 릴스, 쇼츠의 탄생을 이끌어냈다. 


짧은 영상 뒤 또 새로운 영상이 있는, 이러한 시스템으로 인해 우리의 뇌는 이미 도파민에 중독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짧은 영상만 찾게 되고 매일 숏폼을 소비한다. 그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 뇌는 30초-1분 길이의 콘텐츠에 익숙해진 것이다. 어쩌면 '길이가 긴 콘텐츠 = 재미없음, 지루함'으로 받아들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2. 숏폼의 영향


그러니 당연히 한 가지 일에 집중을 하기가 어렵고, 집중의 지구력이 약해진 것이다. 또한, 콘텐츠를 보고 나 자신의 생각과 느낌에 집중하기보다는 콘텐츠를 말 그대로 '소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게 되는 것이다. 이는 쇼츠/릴스/틱톡뿐만 아니라, 12분짜리 유튜브 영상, 30분짜리 넷플릭스 드라마, 1시간짜리 드라마, 2시간짜리 영화, 300페이지 분량의 책에까지 모두 적용된다. 소비를 위한 소비.


나 또한 최근에 이런 현상을 느끼고 있다. 오늘 분명 자기 계발과 관련된 유익한 유튜브 영상을 봤는데, 유튜브를 끄고 나면 그 내용이 정확히 어떤 것이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감명 깊은 구절에 밑줄을 그으며 책을 읽는다. 심지어 책을 읽는 중간중간 나의 생각을 적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하루를 되돌아볼 때 책에서 내가 줄을 그었던 문장 심지어 내용조차도 쉽게 생각나지 않는다.


이는 분명 숏폼 콘텐츠의 영향이 있다. 짧은 길이+새로운 영상뿐만 아니라 콘텐츠 뒤 바로 새로운 콘텐츠가 이어지기 때문에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가 없다.



3. 해결책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짧은 형태의 콘텐츠를 줄이려고 한다. 그리고 책이나 자기 계발 영상과 같은 콘텐츠를 접한 이후 휴대폰에서 벗어나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가지려고 한다. 어제 방에서 책을 읽고 거실에 나와 소파에 앉아서 책의 내용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나의 입장과 상황에 적용해 봤다.


어떻게 하면 이것을 나에게 적용할 수 있을까?
나라면 어떻게 생각했을까?



비록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책의 핵심내용에 대해서 더 잘 기억할 수 있게 되었고, 내 생각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겹겹이 쌓이다 보면 집중력과 함께 콘텐츠를 단순 '소비'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것이 짧고, 우리가 빨라진 시대에서 의도적으로 길고 느림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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