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동네와 친해지는 중입니다.

by 장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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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20년간 살았던 동네를 떠났다.

물론 5년간은 타지 생활을 한다고 자리를 비웠지만 항상 내 방과 나의 집은 그 자리에 있었다.

종종 본가로 오는 날이면 익숙한 구조와 동네가 나를 반겨 주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나의 청소년 시절을 함께했던 동네였고 내가 자라면서 동네가 바뀌는 것도 지켜봤다.

흔히 말하는 고인물이었다.


20년의 세월을 함께한 익숙해도 너무나 익숙한 동네를 떠나는 것은 나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했다.

집의 주인은 부모님이기 때문에 부모님의 의사와 취향대로 강제로 옮겨가게 된 것이다.

나는 타지에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


새롭게 옮긴 집은 이전 집과는 차로 15분~20분거리의 멀지 않은 곳이다.

종종 차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지나가면서 본적은 있어도 그 속에서 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이전 동네가 비교적 중심지였다면 여기는 외곽이라고 할 수 있다.

중심지에서 멀어지다 보니 편의시설의 수도 줄어들었다. 이전 동네에선 카페 건너편에 카페가 있었고 한 블럭안에 카페가 3~4개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한블럭에 하나가 있을까 말까.


20년간 몸을 담았던 곳을 벗어나니 모든게 낯설고 낯섦이 주는 불안은 더더욱 새로운 집과 나 사이에 낯가림을 크게 만들고 있다.

나는 새로움을 추구하고 도전을 비교적 즐기는 편이다. 그래서 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새로운 나라에 가서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것이 취미이다.

그래서 이번 상황도 쉽게 적응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지 않다.

여행은 잠깐 머무는 것이지만 집을 옮긴다는 것은 계속 머물러야 한다는 뜻이다. 아마 그래서 그런 것 같다.

며칠 더 머물면 자연스레 정을 붙이게 될 것이고 그럼 이제는 이곳이 더욱 익숙해 질 것이다.

하지만 이전 동네에 대한 의리인가. 이상하게도 이 동네와 친해지는 것을 스스로가 거부를 하는 중이다.


타지 생활을 정리하고 본가로 들어온지 3일째다.

이틀 동안 집에만 있다보니 너무 답답해서 외출을 강행했고 비교적 먼 거리에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글을 쓴다.

다음 여행까지 최소 3개월 정도의 시간은 여기서 머물러야 한다.

강제로 낯가림을 없애려 노력을 하기 보다는 흘러가는대로, 자연스레 친해지기를 기다려본다.

나 스스로를 내버려 두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천천히 정을 붙이게 될 것이라 예상한다.


아마 카페에서 이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카페에 들어오기 전보다 정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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