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 혜진 Jan 09. 2019

4-0. 범죄기록


한국인을 비롯한 많은 외국인들이 캐나다 영주권 신청을 할 때 미처 생각지 못하는 것이 범죄기록이다. 영주권 수속을 의뢰하는 고객에게 경찰서에 가서 <실효형 포함된 범죄 경력 회보서 > 서류를 발급받아 오라고 하면 열 명 중 아홉 명은 그것이 무엇인지 되묻는다. 18세 이후 한 번이라도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면 조사받은 내용부터 수사한 내용과 형 집행 내역까지 나온다.  형을 선고받았다면  법원에서 판결을 어떻게 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법원 판결문>도 발급받아야 하고 사건 경위를 설명하는 본인의 진술서도 제출해야 한다. 


캐나다의 법 조항중 몇 가지 범죄에 관한 항목은 한국과 판이하게 다르다. 예를 들면 연규의 와이프가 가지고 있는 범죄기록은 한국에서는 중대 범죄에 속하지만 캐나다에서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근거로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캐나다도 법을 바꿔서 매춘을 불법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지만 매춘에 종사하는 약자가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성매매를 합법화하고 양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2017년 캐나다 의회는 성을 사는 행위, 학교 주변이나 놀이터 주변에서 성매매를 목적으로 흥정이나 광고를 하는 행위는 불법으로 규정을 했다. 하지만 성을 파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라고 명시했다. 최근 마리화나 합법화도 비슷한 맥락이다. 마리화나의 유통을 양성화하고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한다면 위험한 일을 줄일 수 있고 범죄 집단의 개입도 막을 수 있다는 취지다.  도박의 경우도 대부분이 합법으로 간주되지만 한국에서 도박과 관련된 범죄 기록이 있다면 그에 해당하는 모든 자료를 제출하고 진술을 하면  영주권 수속에 큰 문제는 없다. 반면 한국적 사고로 사소한 잘못 정도로 여겼던 일들이 중범죄가 되기도 한다.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모든 조건을 다 갖췄으면서도 생각지도 못한 범죄기록 때문에 이민 대행업체로부터 수속대행을 거절당하거나 영주권 수속 마무리 단계에서 승인 거절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장 흔한 범죄는 음주운전이다. 


음주운전 측정 결과가 0.08 이상이면 처벌을 받은 이후 5년 이내에 영주권을 신청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고 5년이 지났어도 사면 복권 절차를 거쳐야 영주권 승인을 받을 수 있다. 또 10년 이상 된 경우는 복권 신청을 할 필요는 없지만 사면 복권을 위해서 제출하는 모든 서류 즉 법원 판결문, 반성문 형태의 진술서 등을 제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0.08 이하로 적발됐어도 습관적인 경우 또는 최근 기록이면 수속 지연이나 복권 신청을 요구하기도 한다. 음주운전을 여러 차례 반복하거나 음주운전으로 면허 취소 상태에서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적발당한 경우는 캐나다 영주권 수속이 쉽지 않다. 2018년 마리화나가 합법화된 후 마리화나를 피운 후 운전하는 것도 음주운전과 동일한 범죄가 됐다. 음주운전이나 마리화나를 피우고 운전하다 적발되면 중대 범죄로 간주된다. 


2018년 12월 이후 같은 범죄로 적발된 사람이 캐나다 영주권을 신청하려면 적발된 후 10년이 지나야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다. 교통 법규 위반으로 상해 사고를 낸 사람 또한 범죄자다. 그런데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그것을 범죄로 인식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그것은 단지 ‘교통사고’ 일뿐이다. 대부분의 이민, 유학 대행사에서는 영주권이나 비자 신청하면 승인받는데 큰 문제가 없을지 미리 ‘자격 확인’을 하는데 그때마다 실랑이를 벌이는 항목이 교통사고 범죄와 관련된 것이다. 실수로 낸 사고일 뿐인데 “왜 나를 범죄자 취급하냐” 하는 것이 그들의 항변이다. 타인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으니 가볍게 생각할 일이 아니며 고의든 실수든 그것은 범죄다. 그런 경우가 너무 흔해서 다 기록할 수도 없지만 그중에 안타까웠던 사례 하나가 있다. 



종이책 구입이 어려운 분들은 카카오 페이지에서 전편을 읽을수 있습니다. 

https://page.kakao.com/home?seriesId=53903017


이전 13화 3-4.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