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일이 있나요?

은퇴 후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by 낙서인간

은퇴한 친척이나 선배를 만나면 궁금합니다. 일에서 해방돼 풍성한 자유시간을 누리는 생활은 어떤 것인지. 안타깝게도, 흥미진진하고 신나게 삶을 누리는 분들을 만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대부분 관심사가 음모론 따위의 정치 소식이거나 SNS에서 떠돌아다니는 풍문에 그칩니다. 아니면 가족, 휴가, TV 프로그램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흥미 있는 일에 몰입하는 분들은 극소수입니다. 현역 때 사회적 지위가 높았거나 경제적으로 풍족하다고 해서 은퇴 후에 더 멋지게 사는 것도 아닙니다. 경력을 이용해서 계속 일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한다기보다는 시간을 때우거나 주변 사람에게 과시하기 위한 용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드물지만 '나도 은퇴해서 저렇게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목공에 빠져 근사한 가구를 만드는 분, 야생차를 재배하는 분, 직접 설계한 집을 짓는 분, 고전 문학에 심취해서 서가를 낡은 책으로 꽉 채우는 분, 명상을 통해 깨달음을 구하는 분, 프로 골프대회 국제 심판으로 활동하는 분,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를 연주하거나 관심 분야에 대한 연구를 글로 써서 책으로 엮는 분들입니다. 공통점은 대부분 전문가 수준에 도달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을 만나면 물어봅니다. "어떻게 이런 쪽에 관심을 갖게 되셨어요? 어떻게 이런 솜씨를 갖추셨어요?"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재미있어서 시작했지. 시간 가는 줄 몰라."


우리 대부분은 지긋지긋한 업무와 판에 박힌 여가 사이를 기계적으로 오가는 생활에 적응해가면서 살아갑니다. 진짜 재미를 주고 시간을 잊게 만드는 일이 무엇인지 찾지 않습니다. 혹은 스스로를 속입니다. 빈둥거리거나 뻔한 드라마나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주식이나 코인 시황을 보며 몇 시간을 멍하니 보내고 나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네. 재미있군. 뿌듯하다.'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수동적인 활동이 주는 만족감은 깊이가 얕고 허탈합니다. 나에게 진정한 몰입 경험을 제공하는, 시간 가는 것을 잊어버릴 만큼 재미있는 일을 찾아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호기심입니다. 나에게 호기심을 일으키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합니다. 학생 시절 호기심은 쓸데없는 것, 공부에 방해되는 것, 집중력을 흩뜨려트리는 억눌러야 할 것이었습니다. 이제 호기심을 해방시킵시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호기심을 갖는 것 자체는 죄가 아닙니다. 호기심은 재미를 느끼기 위한 '시동 에너지'입니다.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은 하나같이 처음에 어느 정도 집중력을 쏟아부어야 그다음부터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호기심이 있어야 시동 에너지가 생깁니다.


나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합니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사회가 원하는 것을 내가 원하는 것이라고 믿으면서 살아갑니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일, 사람들이 칭찬하고 높이 평가해주는 일을 나도 좋아한다고 스스로를 세뇌시킵니다. 도덕적으로 의미있는 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나는 돈을 너무너무 사랑하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인기에 목숨을 거는 관심종자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나에게 충족감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의 참모습과 대면하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장애물은 나 자신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그것은 내 안의 쓰레기 같은 부분이다. 허영심, 자만심, 우월감, 비교 의식 같은 말로 묘사되는 부분이다. 내 안에는 못되고 치졸하고 비뚤어지고 우유부단한 면이 수없이 도사리고 있지만, 난 거기서 힘을 끌어낸다. 난 그것들을 바꿀 수 있다. 그것들은 힘의 원천이 된다. 작가가 휘어잡을 수 있을 때 그것들은 작가의 원료가 된다.
-리처드 스톤


구체적인 목표를 미리 정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고 미래의 기회를 추구할 경우, 두 가지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첫 번째는 그 기회에 마침내 이르렀을 때 내 마음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그 기회 자체가 변해버렸을 가능성입니다. '나는 톨스토이 같은 소설가가 될 거야'라고 목표를 정하고 노력을 한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소설을 쓰는 데 관심이 있다면, 내게 더 만족감을 주는 글을 쓰기 위해서 하루하루 노력하면 됩니다. 모든 위대한 소설가는 그들만의 장점과 특성이 있습니다. 내가 뛰어난 소설가가 된다면, 아마 나는 누구와도 다른 소설가가 될 것입니다. 혹은, 여행 작가나 요리사가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을 찾아서 그 일을 수행할 기회를 잡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을 여는 열쇠다.
- 존 듀이-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간단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가장 관심 있는 일을 더 잘하면 된다.
-토드 로즈, 오기 오가스-


풍요로운 노후, 신나는 인생 2막을 원한다면?

돈과 건강만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재테크와 민간 건강요법에 대한 관심은 잠시 접어두도록 합시다.

우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일을 더 잘하기 위해 공을 들입시다.

✈ 그림 설명: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성(Edinburgh Castle)을 펜과 수채물감으로 그려보았습니다. 저희가 방문했을 때 마침 에딘버러 국제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는데요. 각종 공연을 만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스코틀랜드에 가면 꼭 싱글몰트 위스키를 마시고 하이랜드 투어(또는 트래킹)를 하세요. 잉글랜드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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