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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겁에 질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주한 얼굴에서 소녀는 실로 오랜만의 흥미를 느꼈다. 수려하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말갛고 깨끗한 인상을 가진 이였다. 이런 시대에, 이런 얼굴을 한 사람이 아직도 있었구나. 설희는 그것이 순수하게 신기하고 또 놀라웠다.
“안녕?”
침묵이 계속되자 먼저 인사를 건넸다. 소년의 두 눈이 크게 확장되더니, 이윽고 망설이던 입술이 벌어진다.
“안녕.”
“혼자 남은 줄 알았는데, 다행이다.”
그 말은 설희의 진심이었다. 사람이라는 존재를 마지막으로 마주친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까마득했다. 그 사이 제 곁에서 사라져 버린 이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난 설희야.”
충동적으로 소개해 버리고는 멋쩍은 심정이 되었지만 내색하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다. 마지막으로 불린 지 오래인 이름을 입밖에 내는 일이 어색했다.
“설희…….”
그러나 설희는 그 순간을 자신이 아주 긴 시간 동안 기억하리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상대가 천천히 제 이름을 읊는 그 순간을.
“너는?”
어쩐지 벅찬 마음을 안고 의연한 척 되물었다. 대답은 한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초조한 마음이 들었으나 상대가 눈치챌 만큼의 동요는 아니었다. 우물쭈물하던 소년이 입을 열었다.
“영원.”
소년이 자신에게 이름 그대로의 의미가 되리라고는 당시의 설희로서도 예상할 방도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