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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rip Jun 10. 2024

오르막의 나라

리시케시 - 마날리


또다시 떠날 채비를 꾸린다.

हिंदी : 단야밧 [감사합니다]


지난 한 달의 시간은 하룻밤 꿈처럼 스르륵 지나갔다. 아디요가에서의 마지막 날.
200시간 끄읕!

 첫날 입소식때와 마찬가지로 불을 피우고 제사를 지냈다. 첫날 어색하고 당황스럽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경험자다운 능숙한 차림으로 수료식을 마무리했다. 그리울 사람들.

Japam yoga

 요가원에서 퇴실하고 다시 타포반 지역으로 넘어왔다. 약 일주일 정도 여러 요가원을 떠돌며 일일수업을 들었다. 리시케시 커뮤니티 단톡방에서 추천받은 “Japam Yoga”가 가장 좋았음.

일반 수업 | 1회당 300 INR(=4,800원)
숙련자 수업, 자세교정 및 집중치료 | 500 INR(=8,000원)
Forest Research Institute(FRI)

 스쿠터를 빌린 김에 자유를 한껏 만끽하며 주변 도시 데라둔에 다녀왔다. 편도 약 한 시간 거리를 숲길을 따라 달리니 제주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 ‘숲 연구소’는 몇 개의 대학건물과 생화학 연구소, 박물관 등 여러 기관이 모여있는 구역에 위치해 있다. 내부에는 나무와 흙, 균 등 흥미로운 내용의 전시실이 테마별로 6개 있다.

매일 갔던 카페의 귀여운 아기강아지

경험상 리시케시에서 유일하게 에어컨을 실컷 즐길 수 있는 ‘Bhumi Cafe’. 올 3월에 오픈했다는 이 가게서는 진한 서구의 냄새가 난다. 아주 시원하고 맛있는 음식이 원형의 모습(마살라가 뿌려지지 않은)으로 제공된다. 강아지가 귀엽고.

그리하여 리시케시에서 보낸 시간들을 뒤로하고 마날리로 출발하는 날이다. 원래 계획은 유명한 사막도시인 자이살메르와 블루시티 조드푸르가 있는 서부지역 라자스탄(Rajasthan)으로 가는 것이었지만 요가원에서 만난 인도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계획을 변경했다.


“지금 라자스탄 가면 죽을 수도 있어, 여름이라 기온이 55도까지 올라가. “


이 동네는 시원한 수준이라는 그들의 말에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


리시케시 - 라이왈라 (릭샤) 30분
라이왈라 - 찬디가르 (기차) 6시간
찬디가르 - 마날리 (버스) 6시간
Raiwala - Chandigarh

  체크인 11시, 기차 출발은 저녁 6시다. 기차역 주변 식당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고 내리 앉아 기차를 기다렸다. 손님이 하나도 없는 덕에 사장님, 직원들과 소통하며 편하게 쉬었다. 이번엔 지난번 보다 한 단계 낮은 등급 3AC를 예약. 저녁식사 시간이니 당연히 음식을 판매할 줄 알았는데 기차마다 다르다고 한다. 덕분에 가는 내내 마살라 짜이로 연명하며 쫄쫄 굶었지만 같은 칸에 귀여운 꼬맹이들이 있어서 따분하지 않게 시간을 잘 보냈다.

찬디가르 버스 스탠드

 도착 예정시간 보다 한 시간이나 지연도착해 저녁식사 시간을 놓쳤다. 역에서 급하게 릭샤를 잡아타고 버스 승강장으로 향했는데 엄청나게 다행히도 늦게까지 운영하는 가게가 있다. 샌드위치와 베지버거를 하나씩 붙잡고 주린 배를 채웠다. 버스는 Flixbus로 예약. 다시 6시간을 이동한다.


찬디가르 - 마날리 1,700 IDR(27,200원)
성수기라 가격이 두배로 뛰었다.
오잉?

 비몽사몽, 반쯤 구겨진 몸으로 억지잠을 청하며 밤을 보내고, 아침해에 정신이 들 때쯤 우리는 목적지에 다다랐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렀던 것 같은데 꿈이었나. 힘차게 흐르는 강물과 뜨는 해에 달궈진 산들이 대단한 경관을 만들어낸다. 오랜만에 설산을 바라보니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린다. 쌀쌀해진 기온에 겉옷을 걸치고 숙소로 향했다.

Bhuddist Monastery

 마날리는 히말라야산맥으로 둘러싸인 도시다. 이 기다란 산맥을 따라 만들어진 여느 지역이 그러하듯 이곳은 불교의 색채가 짙다. 순례자가 다니는 길이나 바람이 잘 드는 곳에 걸어두면 바람을 통해 불경을 전해진다 믿는 불교인들의 오색 룽타가 이곳저곳 걸려있다. 각 깃발엔 다섯 가지 소리가 적혀있다. 옴-마-니-팟메-훔 (Om-Ma-Ni-Padme-Hum). 불교의 가장 유명한 진언 중 하나로 모든 죄악이 소멸되고 공덕이 생겨난다는 뜻이다.

 방금 전까지 힌두교의 성지에서 그들의 문화와 종교를 지켜보다 도착한 우리에게 신선한 풍경을 제공한다. 고작해야 산맥하나(목숨을 걸어야 하는)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티벳, 네팔과의 교류가 많은 탓인지 그들의 외모를 한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우리와 깨나 닮은 외모의 그들은 마주칠 때마다 이유 모를 어색함이 느껴진다. 분명 한국 사람인 것 같은데 유창한 힌디어를 구사한다.

예뻐

 숙소로 가는 길이 심상치 않다. 시내를 가로지르고 병풍처럼 가로막고 있던 한 언덕으로 오른다. 뒤에 보이는 어마어마한 산은 해발 4,270m의 산 함타(Hampta)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준비를 단단히 하고 트래킹을 하러 와야겠다. 다니긴 쉽지 않지만 동네가 너무너무 예쁘다. 확실히 고지대로 넘어오니 하늘이 맑네.

맛있는 뷰

 마날리에서 북쪽으로 약 450km 떨어진, 히말라야인들의 도시인 레(Leh)로 가는 여정을 찾아보며 고산병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접했지만 마날리의 경우는 크게 주의가 없었다. 그러나 마날리의 평균고도는 해발 2,000m 낮은 높이는 아니다. 한라산 정상보다 한 뼘은 더 높은 이곳의 산소농도는 해수면에 비해 20%가 적다. 이틀간의 행군에서 얻은 몸살과 함께 기온과 고도의 변화로 우리는 약한 고산 증세를 보였다. 약국에서 갖가지 약을 구해 숙소로 돌아와 하루종일 쓰러져있었다. 이틀정도 적응 시간을 갖고 조금 더 높은 길로 향해야겠다.

너무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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