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ㆍ라오스 나홀로 배낭여행(2024-01-04)

Ep 23 닌빈의 숨겨진 비경 찾기

by 이재형

어제는 도보로 근처를 돌아다녔지만 좀 떨어진 곳을 돌아보기 위해선 역시 교통편이 필요하다. 이것저것 생각해 보았지만 역시 오토바이 렌트뿐이다. 이곳은 대중교통은 기대할 수 없으며, 택시는 돈도 돈이지만 효율이 너무 떨어진다. 숙소에 부탁해 오토바이 1대를 렌트하였다. 하루 10만 동, 하장의 1/4에 불과하다.


어제 버펄로 케이브를 찾아갔다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했는데, 확인해 보니 잘못 찾아간 것이었다. 다시 버펄로 케이브를 찾아갔다. 숙소에서 1.5킬로 정도 되는 곳에 위치해 있는데, 구글 지도가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니 왠 외딴 홈 스테이 앞에 세워준다. 별게 없어 돌아 나오려는데 홈스테이 입구에 작은 팻말이 보인다. 홈 스테이의 상호가 적혀있고, 그 아래에 홈 스테이에서 운영하는 간단한 프로그램과 함께 버펄로 케이브라는 글이 적혀있다. 홈 스테이 집 안쪽 절벽 아래에 조그만 굴이 있는데, 그걸 '버펄로 케이브'라는 이름을 붙 모양이다. 좋은 경치를 차지하고 예쁘게 꾸민 홈 스테이지만 손님은 전혀 없다.


조금 떨어진 곳에 구글 지도가 소개한 명소로서 오리농장(ducks farm)이 있어 가 보았지만, 물이 가득 찬 논에 오리 몇 마리가 놀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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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옆 풍경
도로옆 풍경
버펄로 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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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펄로 동굴의 홈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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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펄로 동굴

비경 찾기는 실패의 연속이다. 근처에 빅동 파고다(Vich Dong Pagoda)라는 절이 있어 들리기로 했다. 베트남에서는 절을 “파고다”라 표현하는 것 같다. 이미 이전에 두 번씩이나 다녀온 절이었지만, 아름다운 절이라 언제 봐도 좋다. 큰 연못 가운데 있는 아치형 돌다리를 건너면 돌로 만든 빅동 파고다 정문이 나온다. 오리지널 이름은 '벽동사'(碧峒寺)로, “푸른 동굴의 절”이란 뜻이다. 빅동 파고다는 깎아지른 절벽 아래에 위치해 있으며, 대부분의 건물이 석조로 되어있다.


대웅전 뒤로는 몇 개의 탑이 있으며, 그 옆으로 절벽을 올라가는 돌계단이 있다. 돌계단으로 잠시 올라가면 석불과 작은 절집이 나온다. 이곳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오늘도 관광객이 제법 있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많이 줄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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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행선지는 닌빈 박물관이다. 박물관은 시가지 안에 있어 좀 멀지만 찾아갔다. 오토바이에 스마트폰 거치대가 없어 보통 불편한 것이 아니다. 달리면서는 휴대폰을 손에 쥐고 있을 수 없으므로 주머니 속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빼다 보면 뭔가 하나가 눌려 화면에서 지도가 사라져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니 지도를 볼 때마다 오토바이를 멈추어야 하고, 또 핸드폰을 조작하여야 한다. 한국에서 사가지고 온 거치대는 규격이 맞지 않아 버려 버렸다.


닌빈 박물관으로 갔다. 오토바이를 탄 채로 정문으로 들어갔는데, 매표소고 뭐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문 옆에 있는 수위실 문을 여니, 중년 남자가 비스듬히 누워서는 귀찮은 듯이 그냥 들어가라고 손짓을 한다. 박물관 마당에는 전투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현관으로 들어갔는데도 아무도 없다. 3미터 정도 크기의 호찌민 석상이 서있다. 어슬렁 거리고 있자니 옆 방에서 젊은 아가씨가 나와 위층으로 올라가라고 한다.


탐방객은 나 혼자뿐이다. 2층에는 전쟁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프랑스와의 전쟁, 그리고 미국과의 전쟁에 관한 유물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전시물들은 빈약한 편이었다. 조금 있자니 젊은 베트남인 청년이 한 명 참관하러 들어온다. 하노이에서 출장온 김에 박물관에 들렀다는 38세 청년이다. 통역기를 사용하여 내게 계속 설명해 준다. 그러면서 요즘 베트남 젊은이들은 역사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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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빈 박물관과 전시물들

이 청년은 호찌민에 대한 호칭을 항상 '호 아저씨'라고 한다. 베트남 사람들이 호찌민을 호 아저씨라 부른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였다. 그럼 노인들은 호찌민을 뭐라 부를까 하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3층은 닌빈의 자연과 문화, 역사에 대한 유물과 그림 등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역시 내용은 빈약하였다. 그리고 모든 전시물은 베트남어로만 쓰여져 있어 내용을 알기 어려웠다.


근처에 작은 절이 있어 들렀다. 별로 볼 것은 없는데, 뒷마당에 있는 커다란 열매가 달린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열매의 크기는 코코넛 만한데, 향기를 맡아보니 귤 종류의 과일인 것 같다. 열매가 참 잘 생겼다. 무슨 과일인지 천천히 알아보자.


다음 행선지는 구글 지도가 추천하는 '동 티엔 하'라는 곳이다. 거의 20킬로 이상을 달려가야 한다. 닌빈의 이곳 시가지 쪽은 산 하나 없는 평평한 평야이다. 산들은 도시 한쪽으로 산맥을 이루고 늘어서 있다. 지도는 나를 산 쪽으로 안내한다. 어딘지 모를 교통량이 거의 없는 도로를 한창 달리다 보니 어느덧 동 티엔 하에 가까워진다. 그런데 목적지를 1킬로 정도 남겨놓고 비포장 도로가 시작된다. 이 길을 따라 들어가면 또 어떤 길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그뿐만 아니다. 해도 뉘엿뉘엿 지고 있고, 휴대폰 배터리도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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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돌아가자. 다시 숙소가 있는 땀콕으로 방향을 정하고 달리는데, 날은 점점 더 어두워진다. 숙소까지 거리를 확인하니 20킬로 정도이다. 달리는데 오토바이 상태가 이상하다. 기름이 떨어졌다. 주위에 집들은 전혀 없고 차들만 달리는 길이다. 배터리가 다 되어 핸드폰도 꺼져버린다. 완전 진퇴양난이다. 그러던 중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던 베트남 젊은이의 도움을 받아 천신만고 끝에 숙소로 돌아왔다. 긴 하루였다.


저녁으로 오리 바비큐를 먹었다. 1마리에 155,000동(약 8,000원)인데, 보기에는 먹음직스러웠으나 맛은 없었다. 지난번 까오방에서도 오리고기를 주문하여 대실패를 했고, 오늘도 실망이다. 이젠 베트남에선 오리고기 절대 안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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