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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볼라벤 고원 탐방 준비

(2024-12-05) 배낭 하나 메고 또다시 동남아로

by 이재형

아침에 느지막이 일어났다. 아침을 먹어야겠는데 나가기 싫다. 호텔방이 적당히 선선하다. 유튜브를 보면서 뒹굴거렸다. 이번 내란 사건에 대한 정치평론가들의 논평이 넘친다. 논조는 거의 차이가 없다. 내란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하는 것 같다. 국힘 이 놈들은 벌써 꼼수를 부리기 시작한다. 한동훈이도 슬슬 본색이 드러난다. 그 새끼와 똑같은 놈이다.


이 사건은 곧 수사에 들어갈 것이다. 여러 수사기관이 공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수사에 뛰어들 것이다. 나는 이들 수사기관들이 “정의”를 위해 수사에 나선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자신의 조직 혹은 특정 인사가 내란수괴의 수사와 처단이라는 공을 차지하기 위해 달려들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인생 최고의 기회를 맞이한 사내가 있다.


인생에서 자기의 뜻과 관계없이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기회를 잘 포착하고 적절히 이용할 경우 길이길이 이름을 날릴 수가 있다. 이순신 장군도 임진왜란이라는 국난이 없었으면 평범한 장수로서 생을 마쳤을 가능성이 컸을 것이다. 이러한 기회는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는다. 사회의 격변에 대응하여 그에 올라 탈 위치에 있는 사람만이 그 기회를 움켜쥘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대사건의 발생에 대응하여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행운일 것이다. 그 기회를 살려 자기 것으로 만드느냐 못 만드느냐는 그 사람의 역량에 달려 있을 것이다.

지금 여기 일생일대의 기회를 마주 한 한 사내가 있다. 바로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이다. 내란죄의 수사는 경찰의 관할이라 한다. 우종수가 바로 그 책임자라는 것이다. 경찰로서 이러한 대사건의 수사 기회를 마주하였다는 것은 일생일대의 행운이라 할 수 있다. 한국 경찰 창설이래 이러한 기회를 직접 마주한 경찰은 아무도 없다. 게다가 어려운 수사도 아니다. 아무런 위험부담도 없는 수사이다.


그가 이 사건을 적절하게 수사한다면 한국 경찰사에 영원히 그 이름을 남길 영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윤석열, 김용현, 박안수 및 내란 동조 군부대장, 국무회의 참석 장관, 경찰청장 및 서울경찰청장 등 이번 내란에 책임 있는 자들에 대해 출국금지와 동시에 체포에 나서고 본격적 수사에 착수한다면, 그는 경찰 아니 국민적 영웅으로 등장할 것이다. 반면 이 수사를 뭉개면서 그냥 넘어간다면 두고두고 불명예는 물론 법적 책임마저 져야 할지 모를 것이다.


그는 지금 국민적 영웅이 될 것이냐, 아니면 내란 무리의 눈치나 살피다 기회를 차버리고 패가망신한 졸장부가 될 것인가의 기로에 서있다. 용기를 내어 이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을 것인가, 아니면 영원한 졸장부로 남을 것인가는 결국 그의 그릇과 판단력에 달려있다 할 것이다.

내일쯤 오토바이로 볼라벤 고원 탐방을 시작할 계획이다. 오토바이를 렌트해야겠는데, 호텔에서 알선해 주는 오토바이는 너무 비싸다. 시내에 나가서 알아봐야겠다. 이곳 팍세는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에 오토바이 렌털숍이 별로 없다. 찾으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시장에 가서 오늘 첫 식사를 했다. 메뉴 이름은 모르겠지만 맛있었다. 혹시 해서 식당주인 아가씨에게 오토바이 렌털숍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았다. 별 기대를 않았는데 가르쳐준다. 렌털숍을 찾아가니 주인인 젊은이가 친절히 설명해 준다. 렌털료가 호텔의 반값이다. 내일 아침에 빌리기로 했다.


시내를 산책하다가 호텔 쪽으로 왔다. 강변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다. 이곳이 팍세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 같다. 붉게 물들어가는 황혼의 메콩강은 아름답다. 이 강변 공원의 길이는 거의 2킬로에 이른다.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야시장에 하나 둘 불이 켜지고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수박 주스를 마시며 호텔로 돌아왔다.


다시 유튜브로 국내 뉴스를 보았다. 역설적으로 윤석열은 구국의 영웅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온갖 쓰레기들 모두 끌어안고 자폭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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