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6) 배낭 하나 메고 또다시 동남아로
오늘은 볼라벤 고원 탐방을 시작하는 날이다. 볼라벤 고원은 라오스 남부 팍세 근처에 자리 잡은 고원지대로서, 대개 해발 1,000~1,400미터 정도에 분포하고 있다. 고지대라 일 년 사시사철 시원한 기온이라 라오스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유명하다. 아름다운 폭포, 커피농장, 소수민족 마을 등 다양한 관광지가 있다.
브로벤 공원 투어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이 오토바이 여행이다. 오토바이 여행코스는 1박 2일의 스몰루프와 3박 이상의 빅루프가 있는데, 나는 일단 2박 3일을 해보고 좋으면 투어 일정을 늘릴 계획이다. 오전 9시가 조금 넘어 오토바이 렌털숍을 찾아갔다.
오토바이 렌트에 상당히 시간이 걸린다. 오토바이를 빌리는 것 외에 작동법을 익히는데 상당히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달리 오토바이는 종류에 따라 작동법이 조금씩 다르므로 제대로 익히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특히 수납함 여는 법 같은 건 꼭 확인을 하여야 한다. 이번 여행 코스는 사람이 한적하다고 하므로 도움을 받기도 힘들어 꼼꼼히 작동법을 익혀야 한다. 뒷자리에 배낭을 실어 묶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었다. 다이소에서 산 두 개의 끈으로 배낭을 단단히 묶었다. 탄력이 있는 끈으로 고리까지 달려있어 오토바이에 짐을 묶는 데는 아주 그만이다. 거의 10시 반이 되어 출발했다.
첫 목적지는 타드 팡 폭포로서 팍세에서 45킬로가량 떨어져 있다. 도로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그리고 차들도 그리 많지 않다. 큰 신경 쓰지 않고 달릴 수 있는 길이다. 빨리 팍세 시가지를 벗어나고 싶은데, 한참을 달려도 계속 시가지가 이어지고 있다. 시가지를 달리는 것은 복잡한 차량에다 매연가스 등으로 괴롭다. 강렬한 햇빛 아래서 매연을 마셔가며 오토바이를 달리니 힘이 든다.
아직까지 아침을 먹지 않았다. 시원한 과일주스를 마셨으면 좋겠는데, 잘 눈에 띄지 않는다. 라오스는 열대과일이 풍성하여 과일주스를 많이 먹을 것 같은데, 이 사람들은 청량음료를 많이 마신다. 청량음료를 파는 가게나 노점은 어딜 가나 찾을 수 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에는 과일주스를 파는 곳이 많은데 여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결국 쌀국수로 아침 겸 점심을 때웠다.
타드 팡(Tad Phang) 폭포까지 가는 도로는 포장이 잘 되어있다. 팍세 시가지를 빠져나오니 교통량도 많지 않아 달리기도 편하다. 도로를 한참 달리다 보니 오른쪽으로 타드 팡 폭포로 들어가는 샛길이 나타난다. 타드 팡 폭포에 도착하였다. 라오스어로 타드가 폭포란 뜻이므로 팡 폭포라 해야 맞겠지만 일반적으로 타드 팡 폭포, 즉 타드 팡 워터폴로 부르는 것 같다. 리조트 안에 위치하고 있는데, 3만 낍인가 입장료를 받는다. 리조트 안으로 들어가면 레스토랑, 커피숍, 기념품점 등이 들어서 있고 정원도 잘 가꿔져 있다. 굵은 대나무로 조성된 정원이 인상적이다..
타드 팡 폭포는 계곡 저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다. 웅장한 쌍둥이 폭포로서 높이가 120미터에 이른다고 한다. 두 줄기의 물줄기가 시원하게 흘러내린다. 아주 멋있는 폭포이다. 계곡 이쪽에서 앉아서 차을 마시며 폭포를 감상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놓았다. 브로벤 커피를 마시며 폭포를 감상하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오늘 밤 잠을 못 잔다. 폭포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 것 같은데 계곡이 너무 깊어 엄두가 안 난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아름다운 폭포를 감상하였다.
목이 말라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과일주스를 주문하니 없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콜라로 갈증을 달랬다. 맛있는 열대과일을 두고 청량음료로 목을 축이자니 억울한 생각이 든다.
폭포도 좋지만 정원도 꼭 감상할 필요가 있다. 굵은 대나무와 열대 식물로 이루어진 정원은 아름답다. 우리나라의 정원과 비교하자면 우리나라의 정원은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이곳의 정원은 우거진 열대식물로 인해 풍요롭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리 넓지 않은 정원을 이곳저곳 다 둘러보고 나오니 검은 옷차림의 거의 20여 명에 가까운 남자들이 몰려들어온다. 아마 오토바이 동호회인 것 같다. 모두들 아주 비싸 보이는 큰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데, 아마 태국인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