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2) 앙코르와트의 도시 씨엠립으로
오늘은 앙코르와트가 있는 씨엠립으로 이동한다. 호텔에서 씨엠립으로 가는 8시 30분발 버스를 예약해두었는데, 30분 전에 호텔로 픽업하러 와주어 아주 편했다. 다른 버스들은 씨엠립까지 11불인데, Ibis라는 이 버스는 프리미엄 버스라며 15불을 받는다. 그런데 막상 타고 보니 우리나라의 낡은 고속버스 정도이다. 프놈펜에서 사엠립까지는 6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창밖 구경을 하다가 또 영화도 보면서, 그리고 인터넷 바둑도 두고 하다 보니 6시간의 버스 여행이 별로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중간중간 휴게소에 들러 주위 풍광을 보는 것도 재미다. 씨엠립에 도착하니 오후 3시가 조금 넘었다. 씨엠립은 작은 마을일 거라 상상했는데, 생각보단 크다. 우리나라의 좀 큰 읍 혹은 작은 시 정도의 규모이다. 워낙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보니 거의가 여행사, 음식점, 주점 등의 업소들이다.
예약한 호텔은 중심가에서 2킬로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토네이 앙코르 리조트(Tonei Angkor Resort and Spa)란 호텔인데 1박당 25불로 가성비가 좋은 꽤 괜찮은 곳이다. 호텔 가운데 직사각형의 제법 큰 풀이 있고 그 주위를 리조트 풍의 객실이 4면을 둘러싸고 있다. 방에서 수영복만 입고 나와 바로 풀에 들어가면 된다. 다운타운에서 떨어져 있어 그런지 손님이 거의 없다. 객실이 40개 정도 되어 보이는데, 어떤 날은 투숙객이 우리밖에 없을 때도 있었다. 투수객이 많은 날이라 해봐야 4-5실 정도. 매출액이 100불에 불과하다. 이곳도 코로나로 심대한 타격을 입은 것 같다.
호텔에 여장을 풀고 다음 행선지인 라오스 시판돈으로 가는 버스를 예약해두기로 했다. 호텔 직원에게 버스 예약을 부탁하니 아뿔싸! 그 버스가 없어졌단다. 이렇게 된 이상 직접 여행사에 가서 알아볼 수밖에 없다. 식사도 할 겸 툭툭이를 타고 다운타운으로 갔다.
이곳 씨엠립에서 최고 번화한 거리는 퍼브 스트리트(Pub Street)이다. 이곳에는 바를 비롯한 각종 술집들이 몰려있어 여행자들은 대개 이곳을 찾는다. 그러나 씨엠립에서 음식점은 여기뿐만 아니다. 씨엠립은 전적으로 앙코르와트 관광을 위해 만들어진 도시이다. 그래서 마을 전체가 관광객을 상대로 한 업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음식점, 술집, 여행사, 마사지 샵이 한집 건너 한집이다.
적당한 식당에 들어가 맥주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이곳에는 맥주값이 싸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생맥주가 싸다. 생맥주 300 cc 한 조키에 3/4불 곳에 따라서는 1/2불 하는 곳도 있다. 이곳에 또 특별한 점은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는 것과 음식점에서 맥주를 마시는 것 사이에 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보통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음식점에서는 술값을 시중 가게 가격의 3배 정도를 받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베트남에서도 그랬고, 이곳에서도 가게에서 사는 값의 10-20% 정도를 더 받는 것 같다.
식사 후 거리를 산책하면서 여행사에 들러 시판돈행 버스를 알아보았다. 그런데 여기는 여행사들 사이에 서로 정보 공유가 안된다. 모두 자기 업소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만 알고 있다. 몇 군데 여행사에 들러 시판돈행 버스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았으나, 모두 모른다는 대답뿐이었다. 낭패다. 수백 개나 되는 여행사를 일일이 찾아다나며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곳에 3일간 머물 예정이므로 천천히 알아보도록 하자. 정 안된다면 라오스 여행을 포기하고 태국으로 가도 그만이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들린 여행사에서 시판돈행 차가 있다고 한다. 요금을 물으니 1인당 85불을 달라고 한다. 인터넷에서 경험자의 말에 의하면 30불 정도라고 했는데 너무 비싸다. 그래도 일단 시판돈으로 가는 차편이 있다는 것은 확인했으므로 정 안 된다면 이 여행사의 차편을 이용하면 된다.
거미는 거미줄을 쳐놓고 끊임없이 먹이를 기다린다. 그러다가 가끔 큰 먹잇감이 걸려들면 며칠 동안 포식한다. 반면 개미는 쉴 새 없이 먹이를 물어나르며 그날그날을 바쁘게 살아간다. 거미를 한탕주의자라면 개미는 성실주의 그 자체라 할 것이다.
캄보디아의 시내 주요 교통 수단은 툭툭이이다. 툭툭이는 오토바이 뒤쪽에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캐빈을 단 것으로, 조잡한 형태의 삼륜차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캄보디아 남자 직업 가운데 제일 많은 것이 툭툭이 운전사가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시내 곳곳에 툭툭이가 많다. 길을 걸으면 툭툭이 운전사들의 호객 행위가 길을 못 걸을 정도로 성가시다. 툭툭이 가격은 정해진 것이 없어며 손님과 흥정으로 결정된다.
버스터미널, 관광지 등 사람이 모일만한 장소에는 어김없이 이들 툭툭이가 몇십 대씩 몰려있다. 손님인듯한 사람이 나타나면 모두 우르르 몰려들어 자기의 툭툭이를 타라고 성화다. 그런데 이들 툭툭이는 대부분 바가지요금이다. 특히 외국인이라면 통상 요금의 3-4배는 보통이고 심한 경우 10배까지도 받는다고 한다. 이들 툭툭이 운전사들은 한 곳에 진을 치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과 반대로 바쁘게 돌아다니는 툭툭이도 있다. 대부분 동남아의 우버라 할 그랩 툭툭이들인데, 이들은 손님이 콜을 하면 바로 달려온다. 요금은 손님이 콜을 할 때 손님에게 제시한 요금 그대로를 받는다. 대개 1달러를 조금 남는 수준이며, 거리가 멀다 해도 2달러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거스럼 돈도 정확히 계산해서 돌려준다. 우리 돈 100원 남짓한 거스럼 돈을 그냥 받으라고 하면 정말 기뻐하며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거미형 툭툭이 기사와 개미형 툭툭이 기사, 어느 쪽의 벌이가 좋을까? 다른 건 몰라도 개미형은 일단 손님과 낯을 붉힐 일이 없으니 속은 편할 것 같다. 그리고 이젠 외국인 관광객들도 어수룩하진 않다. 많은 관광객들이 이미 사전 정보를 가지고 온다. 어수룩해 보이지만 기사들 머리 위에 있다. 지금까지는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거미형 툭툭이는 생존이 점점 어려워질 것 같다..
호텔에 들어오자마자 풀로 뛰어들어 몸을 식힌 후 오늘 하루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