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차이나 3국 배낭여행(D+9)

(2022-10-25) 메콩강의 물 저장소 톤레삽 호수 투어

by 이재형

오늘은 톤레삽 호수 투어가 계획되어 있다. 톤레삽 호수 투어는 대개 반일 투어로 진행되는데, 나는 오후를 선택하였다. 톤레삽 호수 투어에는 차와 배를 여러 번 갈아타야 하므로 개별 여행은 불가능할 것 같다. 어제저녁 앙코르와트 일몰 구경을 할 때 서쪽 방향으로 저 멀리 지는 해 아래로 톤레삽 호수의 일부가 보였다.


톤레삽 호수는 동남아에서 가장 큰 호수로서 넓이가 2,700평방 킬로에 이른다. 쉽게 계산하자면 가로 30킬로 세로 90킬로 정도의 넓이라는 것이다. 육지 속의 바다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곳 톤레삽 호수로부터 톤레삽 강이 시작된다. 톤레삽 강은 흘러내려가 프놈펜 부근에서 메콩강과 합류한다. 며칠 전 내가 밤 뱃놀이를 즐겼던 메콩강도 정확히 말하자면 톤레삽 강이다. 바로 그 부근에서 메콩강과 합류한다.

우기에 메콩강의 물이 불어나면 메콩 강물은 톤레삽 강을 역류하여 톤레삽 호수로 흘러들어 온다. 거대한 톤레삽 호수는 메콩 강물을 받아들여 메콩강의 홍수를 방지해준다. 말하자면 톤레삽 호수는 거대한 메콩강의 유수지로서 홍수 조절장치인 셈이다. 그리고 톤레삽 호수의 수위가 높아지면 이 물든 메콩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렇게 톤레삽 호수와 메콩강은 서로 의지하며 재해를 막고 있다.


23. 톤레삽 호수 투어


톤레삽 호수에는 여러 개의 수상마을이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생활터전으로 하고 있다. 오늘 여행은 이 수상마을을 탐방하는 것이다. 오후 2시가 되어 투어 차량이 픽업을 하러 왔다. 오늘은 이번 여행을 시작한 이래 가장 햇빛이 강열하다. 저 햇빛을 받으며 투어를 한다니 끔찍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투어 일행은 스무 명이 조금 못된다. 아시아 사람은 우리 부부뿐이며, 나머지는 모두 유럽인들이다. 남자는 나와 프랑스인 한 명, 나머지는 모두 여자들이다. 30분 정도 차를 달려 톤레삽 호수에 도착했는데, 호수 바람 때문인지 날씨가 선선하다. 배로 옮겨 타자 우리를 실은 낡은 배는 큰 엔진 소리를 내면서 호수 위를 달린다. 호수 위로 집들이 줄지어 있고, 또 맹그로브를 비롯한 식물들이 군데군데 숲을 이루고 있어 넓은 호수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먼저 수상 마을의 주택을 견학했다. 집주인과 미리 이야기가 되어 있는지 집주인 가족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다. 집에 올라가니 생각보다 상당히 넓다. 우리 아파트가 45평인데, 우리 집보다 3배 이상 넓은 곳 같다. 눈짐작으로 대충 재어보니 100평은 넘을 것 같다. 주인 부부와 두 딸 내 가족이 함께 산다고 한다. 집 안이 아주 선선하다. 더운 기운을 조금도 못 느끼겠다. 집안도 생각보다 잘 정리되어 있으며 화장실도 깨끗하다. 대소변을 그대로 호수로 쏟아버리는 걸로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고 한다. 잘 관리되고 있다고 한다.

톤레삽 호수 수상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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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가옥의 내부

집사람은 약 15년 전에 씨엠립과 이곳 톤레샵 호수에 온 적이 있다. 집사람 말로는 당시 씨엠립은 거의 허물어질 듯한 작은 판잣집이 대부분이었고, 관광객들이 내리면 거지들이 수십 명씩 달라붙는다고 하였다. 그리고 수상마을의 가옥들도 넝마를 덮은 듯한 콧구멍만 한 집이 대부분이었다 한다. 이 말을 가이드에게 해주니 씨엠립과 이곳은 최근 10년간 거의 천지개벽이라 할 만큼 많이 변했다고 한다. 모두 관광산업 덕택이라 한다. 이곳 주민들이 관광객들에게 우호적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맹그로브 숲 체험

이곳에는 학교도 있고, 파출소, 병원, 행정관청도 있다. 모두 수상가옥이다. 주택들은 작은 것이라도 넓이가 최소한 50평 이상 되어 보인다. 이러는 사이 우리 배 뒤쪽으로 엔진 소리를 내며 빠르게 지나가는 배가 았길래 돌아보니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을 태운 배다. 스쿨버스, 아니 스쿨 보트이다. 관광이 이렇게 주민생활을 좋게 바꾸니 잘된 일이라 생각된다.


작은 조각배를 타고 맹그로브 숲 체험을 하기로 했다. 1인당 5불, 나와 집사람 합해서 10불을 주면 아주머니가 젓는 작은 보트에 태워 맹그로브 숲 체험을 시켜준다. 맹그로브 숲은 바닷가에만 있는 줄 얼았는데, 민물인 호수에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맹그로브 숲은 그렇게 빽빽하진 않다. 나무 사이로 배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여유가 있다.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다.


24. 톤레삽 호수 일몰 풍경


다시 큰 배에 올랐다. 배가 조금 달리자 그제야 탁 트인 호수가 나타난다. 그야말로 망망대해이다. 저 멀리 아득히 수평선이 보인다. 고기잡이 배들이 몇 척 한가하게 지나고 있을 뿐이다.


이제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려 한다. 선장이 배를 멈춰 물밖에 드러난 기둥에 배를 묶더니 배 지붕 위로 올라가 돗자리를 깐다. 그리고는 우리들에게 올라오라 한다. 배 지붕 위에서 일몰을 감상하는 거다. 우리 부부를 비롯한 승객들은 모두 배 지붕 위로 올라갔다. 돗자리 위에 앉았다. 서늘한 호수 바람이 불어온다. 바다와 같이 넓은 톤레삽 호수 저편에 붉은 해가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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