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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Dec 25. 2022

인도차이나 3국 여행(D+26b)

(2022-11-11b) 동남아 최대 사찰 바이딘 사원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4년 전 내가 호아루 옛 수도를 찾았던 바로 그 길이다. 이 길은 정말 달릴만한 길이다. 도로도 좋지만 길 양쪽으로 좋은 경치가 계속 이어진다. 한참을 달리니 짱안이 나온다. 지역 전체가 명소라 할 수 있는 닌빈에서도 첫손가락으로 꼽히는 곳이다. 오후엔 집사람과 이곳에 오기로 했다. 숙소로 돌아오는데 비가 조금씩 뿌리기 시작한다. 달릴수록 비는 점점 심해진다. 


숙소로 돌아왔다. 점심을 먹고 짱안으로 가기로 했다. 비는 계속 부슬부슬 내린다. 짱안 생태풍광구는 명승의 고장인 이곳 닌빈에서도 제일의 명승지로 꼽히는 곳이다. 약 2시간 반 정도 보트를 타고 풍광구 내를 일주하는데, 이곳을 돌아보노라면 정말 이곳이 인간 세계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절경이다. 아마 선경(仙境)이란 말은 바로 이곳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마치 신선 세계와 같은 산들 사이로 배를 타고 지나가다가, 산 밑으로 난 물의 동굴도 지나고, 또 섬에 상륙하여 아름다운 사찰도 감상하면서 풍광구를 일주한다. 나는 이전에 한 번 경험한 적 있었지만 집사람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


짱안을 향해 택시를 타고 달리는데 비가 점점 심해진다. 이런 비 속에서 보트를 탈 순 없다. 짱안에 가서 보트를 타지 못한다면 그곳에 갈 이유가 없다. 운전사에게 급히 바이딘 사원으로 방향을 돌리자고 하였다. 


75. 바이딘 사원


바이딘 사원은 동남아 최대의 불교 사찰로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부지 면적이 700 헥터 아르, 그러니까  200만 평이 넘는 면적이다. 우리나라나 일본에는 이만큼 큰 사찰이 없으므로, 만약 중국에 이보다 더 큰 사찰이 없다면 세계 최대의 불교 사찰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바이딘 사원은 12세기에 건설되었는데, 최근에 다시 지었다고 한다. 

바이딘 사원은 너무 넓어 걸어서 돌아다니기는 힘들다. 그래서 이곳에는 사찰 안을 운행하는 여러 교통수단이 있다. 시찰 입장료를 받지 않는 대신 교통수단 이용료만 받고 있다. 제일 기본인 전동 카트만 이용할 경우는 1인당 6만 동, 모두 이용할 경우 15만 동이 된다. 우리는 가급적 많이 걸을 요량으로 전동 카트만 이용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용하는 교통수단에 따라 관람할 수 있는 건물이 제한되어 있다. 


바이딘 사원은 12세기에 건설된 이후 지난 2010년에 다시 대대적인 건설을 하였다고 한다. 과거부터 내려오는 사원을 구 바이딘, 새로 지은 건물을 신 바이딘이라  한다고 한다. 결국 우리는 신 바이딘 만 관람을 하였다.


전동차는 신 바이딘 사원의 큰 건물 앞에 있는 넓은 광장에 우리를 내려다 주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은 들어가자마자 특별한 것은 없고 양쪽으로 긴 회랑이 있다. 이 건물은 큰 ‘ㅁ’ 자 모양의 회랑으로 되어 있는데, 건물의 가운데 빈 공간은 정원으로 되어 있다. 이 건물은 완만한 구릉게 세워져 있으므로 건물 오른쪽 회랑으로 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경사진 회랑이 이어진다. 

회랑의 벽 쪽으로는 사람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수없이 많은 석상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처음에는 불상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고승들의 석상이다. 앉아있는 사람, 서 있는 사람 등등 갖가지 포즈의 석상들이 끝을 모르도록 세워져 있다. 석상들의 손이나 무릎, 그리고 배는 닳아서 까맣게 반질반질 윤이 나고 있다. 사람들이 지나면서 한 번씩 만졌기 때문이다. 석상의 숫자는 세어보지 않았지만, 현재 만들고 있는 것까지 합한다면 족히 천 개는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회랑이 끝이 나나 생각되면 다시 시작되어 끝이 없는 느낌이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집사람은 이곳이 너무나 좋다고 한다.


이 회랑 건물을 나오면 거대한 건물이 나온다. 이 건물은 바이딘 사원의 중심 건축물로서 우리로 치면 대웅전이다. 엄청 큰 건물이다. 2층 지붕을 한 건물인데 저 높은 곳에 석가불전(釋迦佛殿)이라는 큰 현판이 걸려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나 일본, 그리고 중국의 사찰에 여러 번 가 본 적 있으나 이렇게 큰 대웅전은 처음 본다. 대웅전 건물의 오른쪽 뒤로 이 사원의 자랑인 탑이 우뚝 서있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15층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중국식 탑으로서 그 모습은 영화 <조선 미녀 3총사>나 <와호장룡-운명의 검>의 결투 장면에 나오는 탑과 흡사하다. 

대웅전 안에는 황금 불상 좌불이 있는데, 역시 엄청 크다. 양쪽 벽 쪽으로는 부처를 호위하는 천왕상들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불상 앞쪽에는 불사조로 보이는 새의 조각상이 서있다. 대웅전을 나오면 아래쪽으로 연못이라 해야 할까 호수라 해야 할까 사각형의 아름다운 못이 있다.   


사원을 나오니 벌써 오후 5시 가까이 되었다. 어딜 가기에는 늦은 시간이라 오늘 일정은 이걸로 마쳐야겠다. 그랩으로 택시를 호출했다. 그런데 이곳은 닌빈의 외곽지라 그런지 택시들이 도무지 호출되지 않는다. 거의 30분을 호출했는데, 오겠다는 차가 없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돌아갈까, 혹시 대중교통이 없을까 해서 다른 사람들을 쫓아가 보니 대부분 자신의 승용차나 오토바이 혹은 자전거로 왔다. 


낭패다 싶었는데 그때 올 때 타고 온 택시의 젊은 운전사가 명함을 주고 간 것이 생각났다. 관광 안내소의 도우미 여성에게 부탁을 하여 택시에 전화하여 무사히 집으로 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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