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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현 Oct 11. 2022

제 2화_플레이팅 (Plating)

순간을 가장 진실되게 담는다

플레이팅 (Plating)


음식은 플레이팅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요리사의 손 끝에서 손님에게 보내기 전 접시 위에 모든 아름다움을 담는 마지막 순간이기에, 가장 신중한 순간이기도 하다. 


같은 음식이더라도 저마다 플레이팅의 스타일은 매우 다르고, 그날 느끼는 감정과 생각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막 만들어진 요리의 플레이팅은 그 순간을 가장 진실 되게 담는다.



나는 음식을 먹을 때 항상 맛에 집착을 했다. 



해외 이곳 저곳을 다니며 더 맛있는 맛을 찾아보고 싶고, 처음 먹어 본 맛이면 어떻게 이 맛을 만들어 냈는지 호기심이 가득했다. 그러다 보니 요리에 대한 관심이 시간이 지나며 점차 커지기 시작했고, 요리는 혀로 느끼는 맛뿐만 아니라 인간이 느끼는 모든 감각을 다 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요리의 첫인상은 눈으로 보는 플레이팅에서 결정된다. 잘 플레이팅 된 음식을 눈으로 감상한 후 음식에서 나는 냄새는 먹어 보기 전 기대치를 힘껏 올려준다. 입에선 슬슬 군침이 돌기 시작하고, 음식을 넣는 순간 입 속에서 바사삭하고 부서지는 식감과 소리는 시작부터 나를 미치게 한다. 



혀 끝에서 올라오는 풍부한 맛과 온도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황홀하다.



어릴 적부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나는 너무 큰 행복을 느꼈다. 


더 나아가 이런 행복을 만들 수 있는 셰프라는 직업이 나에게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기에, 항상 마음 한 켠에는 셰프가 되어보고 싶은 마음 존재했다.


사실 회사를 다니면서도 요리를 취미 삼아 충분히 해 볼 수도 있었고, 회사를 다니며 모은 돈으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음식을 먹으며 만족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30이 넘어간 나이에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무작정 요리를 배우러 호주로 넘어왔다.



시도도 안 해보고 후회하면 미련만 남을 것 같았다. 


차라리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이렇게 도전하게 되었다. 


물론 요리를 하게 되면, 그동안 쌓아 놓은 커리어와 요리를 배우며 써야 할 돈, 이 경력으로 벌 수 있는 금액의 기회손실 등 잃는 것이 많았다. 


그러나 내가 선택한 이 순간은 오직 나를 위해 만들어진 요리의 플레이팅처럼 자신과의 진실된 순간을 마주함으로써 나는 낭만을 선택했다.




사진 출처 : https://www.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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