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코비와 퇴계의 대화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은 20세기 후반 전 세계 리더십 교육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고전이다. 코비는 성공을 단순한 성과 달성이 아니라, 인간 본성과 원칙에 뿌리내린 삶의 방식으로 재정의했다. 흥미로운 점은, 퇴계 이황이 『성학십도』에서 제시한 인간 수양의 단계가 코비의 리더십 원리와 구조적으로 깊이 상응한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문화와 시대를 살았음에도 두 사상가가 만나는 지점은, “리더십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학”이라는 공통된 믿음에 있다.
1. 코비의 7가지 습관 요약과 핵심 개념
코비는 성공을 세 가지 차원으로 구분했다. 첫째, 자기 리더십(습관 1~3): 주도성, 비전, 우선순위 관리. 둘째, 대인관계 리더십(습관 4~6): 승-승 사고, 공감적 소통, 시너지 창출. 셋째, 자기 쇄신(습관 7): 신체·정신·사회·영적 차원의 균형 있는 자기 갱신. 이 세 차원은 결국 “원칙 중심의 삶”이라는 하나의 축으로 통합된다. 코비는 유행하는 기술보다, 인간 본성과 양심이라는 보편적 원칙에 따라 살 때 지속 가능한 리더십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2. ‘주도성 vs. 태극도’ — 자기를 인식하는 힘
코비가 강조한 첫 습관, 주도성은 외부 환경에 반응하는 삶이 아니라, 자기 선택과 책임에 뿌리내린 삶을 뜻한다. 이는 곧 자기 인식에서 시작된다. 퇴계의 태극도 역시 인간이 우주적 질서 속에 놓여 있음을 깨닫게 한다. 태극은 만물의 근원이며, 인간은 그 질서 속에서 자기 본성을 자각해야 한다. 코비의 주도성과 퇴계의 태극도는 모두 “외부 요인이 아닌 자기 내부의 인식과 원리에 기반한 삶”을 강조한다. 리더에게 이는 흔들림 없는 내적 기준과 자기 선택의 힘을 제공한다.
3. ‘사명 선언 vs. 서명지도’ — 삶의 목적을 세우는 철학
코비의 두 번째 습관,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는 삶의 목적과 비전을 중심에 두는 태도를 뜻한다. 그는 개인과 조직이 사명 선언문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곧 방향 없는 성과가 아니라,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한 철학적 선언이다. 퇴계의 서명도 또한 인간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본성과 사명을 자각해야 함을 보여준다. “나는 왜 존재하는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코비와 퇴계가 공통으로 던지는 근본 물음이다. AI 시대의 리더 역시 기술보다 먼저 삶의 목적을 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두 사상은 오늘날에도 직접적 가치를 지닌다.
4. ‘시너지 vs. 백록동규’ — 다름 속에서 창조되는 공동체
코비의 여섯 번째 습관, 시너지를 내라는 다양성 속에서 창조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원리다. 차이를 갈등이 아니라 자원으로 바라보고, 신뢰 위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퇴계의 백록동규도는 학문 공동체의 규범을 담고 있으며,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고 성장하기 위한 질서를 제시한다. 두 사상은 모두 “다름 속에서 공동체적 창조가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오늘날 조직과 사회가 직면한 과제 역시 다양성과 갈등을 넘어 시너지로 전환하는 리더십이며, 이는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과제다.
코비의 7가지 습관과 퇴계의 성학십도는 시대와 문화는 다르지만, 인간다움과 원칙 중심의 리더십이라는 동일한 철학에 닿아 있다. 주도성과 태극도는 자기 인식의 힘을, 사명 선언과 서명도는 목적의 철학을, 시너지와 백록동규는 공동체적 창조를 각각 강조한다. 결국 두 사상가의 대화는 오늘날 리더에게 이렇게 묻는다.
나는 환경에 끌려가는가, 아니면 스스로 주도적으로 선택하는가?
나의 리더십은 기술이 아니라 목적과 가치 위에 세워져 있는가?
나는 다름을 갈등이 아닌 창조의 자원으로 전환하고 있는가?
AI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은 바로 이 질문들 속에서 자라난다. 코비와 퇴계가 남긴 지혜는 오늘의 리더가 자기 자신과 공동체,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한 길을 모색하는 데 변함없는 길잡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