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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nRy May 08. 2020

바쁜 일상에 회의감이 들 때

어떻게 하시나요?

  올해 글을 종종 쓰겠다고 다짐했지만, '내 결국 이렇게 될 줄 알았지'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매일 반복된 회사생활을 할 것 같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고, 외부환경은 날 그대로 가만두지 않았다. 나름 욕심을 부려서 이것저것 시도해보겠다고 시쳇말로 깝치고 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스스로 의문이 드는 요즘이다.


  어느 순간 문득 내 맘 속으로 스며드는 이 무기력함, 그리고 이렇게 아둥바둥하면 뭐하나 싶은 깊은 '회의감'이 날 감싸기 시작했다. 


  사실 일상을 바쁘게 보내는 건 누가 시켜서 그런 건 절대 아니다. 다 내가 그렇게 한 번 해보겠다고 욕심을 부려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최종 결과물은 그 바쁜 일상을 통해 내가 얻어내는 무엇이겠지만, 그 최종 결과물이 뭐가 나올지 불투명하기도 하고 잘 나올지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바로 이 무기력함은 나에게 '회의감'을 선물하고야 마는 것이다.


'굳이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이런 질문이 시작되면 사실 답은 뻔하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는 경우가 더 많다. 그리고 그 시점에 훅, 놓아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마음을 먹고 내려놓겠다는 생각을 시작하는 순간 온갖 잡념이 다시 날 감싸기 시작한다.


'해온 게 있는데 여기서 다 내려놓을거야?'

'다시 한 번 생각해봐. 너 잠시 지쳐서 그런 건지도 몰라.'


  나를 향해 보내는 메시지들이다. 말들 속에서 나는 '본전찾기'의 명분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고야 만다. 그리고는 장고에 들어간다. 또 쉽게 결론내지 못한다. 이 과정의 반복이다.


  '회의감'이라는 단어는 '슬럼프'라는 단어로 치환할 수 있다. 빠져버린 것을 알지만 헤어나오지 못하는 그런 상태. 빠져나오기 위한 해답은 다른 사람이 쉽게 제시해 줄 수 없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스스로 빠져나올 방법은 쉽게 생각나지 않는다. 그래서 계속 무기력해 진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적당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지난 날을 돌이켜볼 때, 이런 감정을 겪는 시점이 결코 적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지금도 하루를 살아가고 있고, 예전 기억을 끄집어 내는 것을 보면 분명 그 때도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극복을 했기 때문이겠지라는 마음도 든다. 


   굳은살이 박혀 이제 좀 괜찮을 것 같으면서도 사람 마음이 내 뜻대로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또 나는 비슷한 고민과 답답함에 봉착하고야 말았다. 분명 지친 건 맞는 것 같은데, 딱히 돌파구가 없는 이 상황. 과연 시간이 또 해결해 줄 수 있을까? 뭐 물론 시간이 길게 흐르면 또 언제 그랬냐는듯 '다 옛날얘기지'하고 털어넘길지도 모른다만...


  불금인데(물론 작금의 코로나19로 인해 말 뿐인 불금이지만), 오히려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함을 잠재울 수 없어 이렇게 키보드를 잡고 타닥타닥 타자를 쳐 본다. (예전만큼 손글씨가 안 예쁘기도 하고, 이젠 키보드보다도 빨리 글을 써내려갈 자신은 하나도 없다.)


  이래서 명상이 좋다고 하는 건가 생각하다가도, 몇 번 명상을 해 보니 갑자기 오만 잡생각이 끼어들기 시작해서 오히려 명상이 끝난 이후 고민이 더 늘어나는 것 같아서 요샌 잘 하지 않는다. 그냥 어떤 잡념이 흘러가게 두어야 하는데 아직 나는 어른이 덜 된 것인지 쉽게 그리 되질 않는다.


  추상적인 얘기를 안 쓰려 했는데, 그냥 기분이 이러해서 이거라도 적어놓으면 조금은 나아지겠지 싶어 주절주절 적어본다. 지금 이렇게 쓸 수 있는 것만해도 아직 내가 버틸만 하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는 증표가 될 수도 있으니까.


간만에 비가 온다. 건조했던 산천이 촉촉히 젖어들고, 더 이상 건조해서 산불이 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비를 핑계로 사람들도 조금은 거리를 두며 다시 고개를 내미는 코로나 녀석을 이겨낼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그래도 이런 염원을 스스로 얘기하다보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니 그것으로 다행으로 생각하리라.


들숨과 날숨을 천천히 반복하며, 어서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해야겠다. (어서라는 단어는 너무 서두르는 느낌도 드네. 이건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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