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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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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섬트레커 Aug 07. 2023

사위 자식 개자식

길 옆 맹렬하게 타오르는 목백일홍 속으로

검은색 리무진을 타고

세상의 길로부터 당신은 자꾸 멀어지고 계십니다

새로 마련하신 두어 평 집을 향해


젊을 적, 영화배우 최무룡을 닮은 데다

음주에 흥이 넘쳐오면 황성 옛터와

두만강을 부르시며 사뿐히 들썩이던 어깨춤

그래서였을까요, 염복도 많았다지요


처가에 들를 때면

세월이 잘 숙성된 위스키와 코냑들

한 병씩 꺼내 오시며

양 서방, 역시 자네가 와야 사람 사는 것 같단 말이시


한두 잔 주거니 받거니 취기가 거나해질 때면

어이, 사위 자식 개자식이란 말 들어 봤나

아무리 잘해도 진짜 자식에 못 미친다는 얘기지

하시며 껄껄껄 웃으시던


상가에는 자고로 조화가 많아야 한다며  

말년에 자꾸 염려하시던 당신

병마총처럼 좌우로 즐비한 국화를 지나

장미로 장식된 십자가 관에 몸 누이실 때


평생 꽃 속에서 사시더니

꽃 속에 묻혀서 하늘나라로 가시는구려

슬픔 층층이 배인 장모님의 혼잣 소리에


나는 그만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사 진 : 다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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