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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지아나 Oct 19. 2022

‘일과 삶’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세상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일과 삶’에 대한 통찰력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 온 사이먼 시넥은 『인피니트 게임』(한겨레출판)에서 ‘유한게임’과 ‘무한게임’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유한게임’이란, 성공과 실패, 승자와 패자만이 존재하는 세상이다. 유한게임에는 승리만이 유일한 존재가치를 지니므로 수많은 단기목표가 생성되며 가장 빨리 달성한 한 명이 모든 것을 독식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예로 들 수 있다. 게임은 지속되고 영원한 1등도 꼴등도 없다. 그러니 모두가 불안에 떨 수밖에. 이것이 바로 유한게임식 세상이다.


이에 비해 ‘무한게임’의 주목적은 게임을 계속해나가며 그 게임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에 있다. 따라서 결승선도, 승자도 없다. 실제 우리가 사는 세상은 대부분 무한게임으로 이루어져 있다. 결혼이나 우정, 교육, 커리어를 인생 전체로 놓고 보면 승패를 가를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서로 공존하며 지속해 나가는 여정 그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다.


박승오, 홍승완 작가의 『인디워커, 이제 나를 위해 일합니다』(열린책들)에도 비슷한 개념이 나온다.


작가는 커리어를 ‘패스트 커리어’와 ‘슬로 커리어’ 두 가지로 구분했다. ‘패스트 커리어’를 추구하는 사람은 직업을 단지 생계 수단으로 취급한다. 성공을 위해 빠르게 내달리다 보니 연봉 등 외적 보상에 집착하고 번아웃에 시달릴 위험도 크다.


이에 비해 ‘슬로 커리어’는 깊이를 지향하는 방식으로 직업을 자기실현의 장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선택한다. 전문성, 보람 등 내적 보상을 추구하기 때문에 일과 삶의 균형이 가능하다.


두 책에서 서로 다르게 표현했지만, 결국 유한게임은 패스트 커리어로, 무한게임은 슬로 커리어로 연결된다.


저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떤 게임을, 어떤 커리어를 선택하겠습니까?"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우리는 ‘유한게임’과 ‘패스트 커리어’에 익숙하다. 성과주의는 직원들의 내부경쟁을 심화시켜 각자도생하게 했고, 이에 따라 직장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이 늘었다. 서로가 경쟁자이다 보니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거나 남을 신뢰할 수도 없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에서 이런 비인간적인 일이 지속된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우리 삶은 본질적으로 무한게임식으로 진행된다. 단기적으로 교육은 학교에서 성적과 등수로 우열을 가리는 유한게임 같지만, 교육 전체로 보면 승패를 나눌 수 없다. 취직이나 승진도 마찬가지다. 그 순간은 경쟁자를 제치고 승리한 것 같지만, 전체 커리어에서의 승자는 없다. 그러나 단편적인 경쟁에 매달리다 보면 내가 무엇을 향해 달려가는지조차 알 수 없다.


번아웃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갓생’, ‘조용히 그만두기(quite quitting)’ 같은 신조어가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대로 유한게임, 패스트 커리어를 추구해오다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나도 그랬다. 열심히 일하고 협업하고 생산했으나 언제부턴가 조직원으로서도, 개인으로서도 죽어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고민 끝에 본질적으로 ‘왜 이 일을 하는지’, ‘왜 사는지’에 대해 나만의 의미와 목표를 찾고 싶었다. 더 이상 유한게임에 참여하고 싶지 않았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한게임이나 슬로 커리어를 선택한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유한게임이 대세를 이루는 세상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겠다고 용기를 내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남들과 다른 선택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세상 물정 모른다’, ‘나중에 분명히 후회할 거다’ 같은 반협박성 조언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은 변하고 있다. 무한게임을 선택하는 기업과 개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그들은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끊임없이 증명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레고’는 ‘매년 더 많은 어린이가 창의적인 놀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장난감을 개발하는 것’이라는 사명을 바탕으로 오랜 세월 사랑받는 장난감을 만들 수 있었다.


‘파타고니아’는 어떤가.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동시에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며, 환경 파괴를 막을 대책을 세우고 시행하는 수단으로써 기업을 경영한다’라는 미래 비전을 품고 있다. 환경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지키기 위해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광고를 할 정도다.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는? 이들의 목표 또한 다른 경쟁자를 이기는 것이 아니다. 지속가능한 삶을 향해 모두를 위한 길로 나아간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런 경향이 이제 더 이상 일부 유명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많은 개인이 성과나 경쟁에서 벗어나 더 큰 삶의 목적을 위한 선택을 하고 있다.


남을 이기기 위한 삶과 모두와 공존하는 삶이 있다.


당신은 이제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도움 받은 자료>


1. 사이먼 시넥, 『인피니트 게임』, 한겨레출판

2. 박승오, 홍승완, 『인디워커, 이제 나를 위해 일합니다』,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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