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타이베이
요즘 날씨 관련 뉴스를 자주 듣게 된다. 이상기후가 세계적 화두가 된 지 오래되었다. 해마다 여름엔 기록적 폭염, 홍수, 또는 반대로 어떤 곳에서는 극심한 가뭄 등에 시달리고, 겨울엔 또 기록적 한파, 폭설로 몸살을 앓는다. 우리도 지금 연말 한파가 이어지고 있고 남서부 지역엔 많은 눈이 내렸다. 일본의 어느 지방도 폭설이 내렸다 하고, 미국의 어느 도시도 영화 50도 밑으로 내려가는 기록적 한파와 눈을 기록했다는 소식이다.
대만도 한파로 100명 가까운 사람이 동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한파라는 게 4도 정도의 기온이라는데 어쨌든 대만은 그렇다. 아열대 기후인 대만은 10도 밑으로 떨어지면 저온주의보가 발령된다고 한다. 내가 유학했던 상하이의 경우도 겨울에 왠만해선 영하로 내려가지 않지만, 난방 시설이 발달되지 않은 데다가 바닷가 특유의 냉기가 더해져 겨울이 만만찮게 춥다. 대만도 그런 맥락에서 봐야할 것이다. 그리고 대만은 비가 많이 내리는 나라다.
대만가수 맹정위의 노래 중에 <겨울엔 비를 보러 타이베이로 오세요>라는 노래가 있다. 제목처럼 타이베이엔 겨울에 눈 대신 비가 자주 내린다. 우리에겐 상대적으로 따뜻하게 느껴지는 대만, 그리고 타이베이지만 겨울에 비가 잦아 좀 쓸쓸하고 을씨년스런 느낌을 자주 받게 된다. 하긴 섬나라 대만은 겨울 뿐 아니라 사철 비가 많은 나라다. 비를 싫어하지 않는다면 대만의 가을비, 겨울비가 한편으로는 낭만적으로 느껴질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나 스치는 여행지에서 만나는 비는 감성을 자극하는 맛이 또 있는 법이다. 그러니 겨울 타이베이에서 비를 만나면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비를 즐길수 있으면 좋겠다. 우산을 쓰고 단수이나 예류를 걸어도 좋고, 시내의 중정기념관이나 고궁박물관에서 내리는 비를 바라봐도 좋으리라. 저녁이나 밤에 꼭 나가보는 야시장에서도 떨어지는 빗소리를 노래삼아 분위기를 더 즐겨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비오는 겨울의 타이베이에 다시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