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태권도에 대한 단상
세계 전역에 소위 한류가 거세다. K-Pop으로 불리는 우리 가요가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여러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는다. 유튜브를 통해 세계적 가수로 성장한 싸이,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전례 없던 규모로 한국을 넘어 세계 전체를 들썩이게 했다.
그런데 이러한 대중문화의 인기 이전에 우리의 국기인 태권도가 오래전부터 한국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아직 잘 모르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태권도의 인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태권도를 통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고 급기야 한국을 찾아오는 외국인들이 상당히 많다. 그런만큼 한국의 태권도 관련 기관은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태권도를 관리, 보급해야 할 것이다.
나도 어렸을 때 태권도를 무척 열심히 배웠다. 내가 유소년이었던 70년대 말, 80년대 초 당시는 마침 태권도를 보급시키려는 분위기가 있어서 많은 어린이들이 너도나도 태권도를 배웠다. 나는 유치원에 가는 대신 태권도를 몇 년 배웠고 초등학교 때까지 열심히 했다. 주위에서 태권소년으로 봐주었으니 꽤 열심히 한 모양이다. 여섯 살인가 일곱 살 때 강남 국기원에 가서 승단심사를 받아 유단자가 되었다. 당시 국기원은 막 세워져 자리를 잡아가던 시기였을 것이다. 지금이야 그곳이 강남 번화가 한복판이지만 당시엔 말죽거리로 불리는 황량한 벌판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 기억이 거의 없지만 그때 함께 갔던 어머니가 그런 증언을 해주신다.
군대에서 가끔 의무적으로 태권도를 한 것을 끝으로 태권도를 할 일이 없었고 이내 기억에서 사라졌다. 그러다가 태권도가 다시 의식 속으로 들어온 데에는 10여 년전 조카가 태권도를 배우게 되고 당시 방학이라 시간이 널널했던 내가 조카를 태권도장에 바래다 준 것이 계기가 되었다. 태권도를 배우는 아이들을 보면서 예전 기억이 떠올랐고, 조카의 태권도장 관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태권도를 배우라는 권유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저 약간의 호기심만 생겼을뿐 다시 배우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 그로부터 다시 몇 년이 흐른 어느 날, 문득 운동 삼아 태권도를 다시 연습 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라 인터넷을 뒤졌다. 가장 먼저 한 일은 국기원 홈페이지에 접속해 예전 어렸을 때 받았던 품증을 단증으로 바꾸어 발급받는 일이었다. 너무 오래전이라 전산에 누락되어 있는 기록을 다시 새롭게 기재하는 과정을 거쳤고, 그렇게 약간의 절차를 거쳐 새로 발급받은 단증에 적혀있는 1단 승단일은 무려 40년도 넘은 1977년 12월의 어느 날이었다. 단증을 새로 받으니 기분이 새롭고 뭔가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 40대 후반이 되어 몸은 굳고 뻣뻣하지만, 다시 천천히 태권도를 연습해볼 생각이다. 그래서 꼬맹이 아들과 함께 국기원에도 가고 2단 3단 단수를 더 늘려갈 것이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