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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애 Dec 15. 2020

록다운 일보 직전이라 그런가

#89.

100일 챌린지 89일차 


독일어 20분

독서 2시간 (박사논문) 

첼로 40분

요가 30분




록다운이 이틀 후면 다시 시작된다. 

지난 주에 사서 너무 맛있게 먹었던 비스킷과 다 쓴 립밤을 사러 집 앞 지하철 역 부근에 있는 큰 쇼핑몰에 갔다. 대략 예상은 했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오후 1시였음에도 불구하고. 


쇼핑몰, 의류점, 서비스업 등 모두가 1월 10일까지 문을 닫아야 한다. 쇼핑몰도 닫는다. 

지하에 위치한 슈퍼마켓과 드럭스토어도 문을 닫을련지 부분적으로 여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줄이 길어 보였던 계산대 앞에 마술처럼 텅 비어있는 곳으로 내 앞에 서 계시던 아주머니가 이동하셨고 나는 그 계산대도 작동한다는 것을 빠르게 눈길로 확인한 후에 그 줄로 갈아탔다. 


독일 계산대에 일하시는 분들은 굳이 사람들이 많아도 사람들을 불러 오지 않을 때가 있다. 너가 필요하면 찾아 와라.. 이런 느낌? 특히 중장년 어머니들이 그렇다. 내 편견일지도 모르겠으나! 

사람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보통 독일에서는 빨리 짐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이럴 때 내 다음 계산해야하는 사람들이 나를 기다릴 때 괜히 눈치가 보이기도 한다. 보통은 계산대 통과 후 상품을 챙기는 곳을 막대기 같은 것으로 구분을 해서 먼저 계산한 사람 쪽과 뒤에 계산하는 사람의 물건을 나누는데, 이번에 아주머니는 내가 다 짐을 쌀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더 눈치가 보였다...! 그래도 난 차곡차곡 내 물건을 잘 챙기고 돌아서는데...


앞에서 중년의 아저씨가 걸어오고 있었는데 나랑 가까워지자 양 팔을 쭉 뻗더니 스스로 경계선을 치는 것이었다. 내가 그와 닿을 거리가 아니었음에도 우리가 매우 가깝게 지나갈 때는 팔을 뻗어서 내 어깨는 쳤다. 이건 뭐람 정말...


이 날은 드럭 스토어에 가서도 혼잣말을 하면서 지나다니며 온갖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청년이 있었다. 거친 목소리에 사람들이 반응을 안 보이면 다른 사람을 찾아가 이것 저것 말을 걸었다. 참 별일이다. . 하며 쇼핑몰을 빠져나왔다.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하는데, 뒤에서 한 남성이 과음을 질렀다. 하이톤이 아니라 정말 쥬라기 공원에 나오는 공룡이나 고릴라 같이 저음의 하드코어 락앤롤 (?그런 것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소리를 내며 거리를 활보했다. 다행히 횡단보도를 따라 건너지 않았지만 뒤에서 그 소리가 들리는 것만으로도 정말 끔찍했다. 


휴... 코로나 말고도 문제는 참 많은 것 같다. 긍정적으로 봐야하는데 집에 오니 힘이 다 빠졌다. 


내일은 원래 박사를 먼저 시작한 중국 상하이에서 온 친구 징이가 우리집에 오기로 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 크고, 주변에 걸린 사람들 소식도 듣고 있다며 당분간 잠잠해질 때까지 약속을 미루자는 연락이 왔다. 난 백번 천번 이해한다고 이야기하곤 약속 취소에 동의했다. 


한국도 상황이 점점 안좋아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모두가 어렵지만 힘을 내고, 어둠 속에서 조그만 빛을 일상에서 찾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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