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상처 입은 내면의 아이를 글로 안아주기까지

by 지안의 문장

부드럽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한입 머금으면, 기분까지 사르르 녹아내리는 달콤함. 아이스크림을 먹는 순간만큼은 복잡한 마음도, 까칠한 생각도, 관계에서 오는 두려움도 모두 무용해졌습니다. 후회로 가득한 어제의 나와 다가올 내일의 불안을 잠시 잊을 수 있었습니다.


‘아, 잘 먹었다. 또 해나가다 보면 괜찮아지겠지.’


제게 아이스크림은 그런 존재였습니다. 버거운 하루 끝에는 씁쓸함을 녹여주고, 누구에게도 말 못 할 슬픔이 생기면 그 슬픔마저 달콤하게 삼키게 만드는 위로였습니다. 고요하고 작은 아이의 곁에서, 자신을 사랑해주고 싶었던 소녀의 옆에서, 빛나고 싶지만 길을 헤매던 청춘의 그림자 곁에서, 저는 작은 아이스크림 하나를 건네며 버텼습니다. “괜찮을 거야.” 그 작은 안도감과 용기를 꼭 움켜쥐고서야 비로소 다음 하루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먹는 이 순간의 아이스크림>은 제 삶의 변곡점마다 만났던 ‘아이스크림’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상처를 웅크려 끌어안던 아이의 손을 잡고 괜찮아질 거라고 말해주고 싶던 순간, 빗속에서 춤추는 맨발을 보며 나도 똑같이 빛나고 싶다고 바라던 순간, 삶의 진정한 이유를 찾지 못해 헤매던 빵집에서의 시간까지. 그 모든 찰나의 위로들이 모여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믿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이란, 거창하고 대단한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아이스크림’ 같은 순간들을 발견하고 오롯이 음미하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의 여정을 함께하는 동안, 당신의 상처와 결핍도 괜찮다고, 당신의 모든 우연과 필연의 순간이 소중하며 이미 용기 있게 나아가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제, <지금 먹는 이 순간의 아이스크림>의 첫 맛을 당신과 함께 나누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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